제발요,,,

다물어주세요, 그 입

by 소심


욕심내지 않고 자연과 살아가고 남을 죽이기 보다 공생하며 살고자 했던 인디언들의 이야기, 모든 괴로움은 나로부터 나온다는 붓다의 가르침, 나의 기분 그 중심에 서서 다른 사람의 기분은 그 사람의 몫으로 넘기라는 철학서 등등 온갖 책을 읽고 있는 중이다. 왜??? 그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나는 평소 이렇게 누그러뜨릴 화가 있을 만큼 화가 많은 사람이 아니었다. 저런 책은 그저 살면서 한두번쯤 만나게 되는 이상한 사람들을 이겨내고자 필요한 정도였지, 필독서는 아니었다. 사실 남일에 크게 관심도 없다. 항간에 떠도는 재미난 소문도 들을 때 하하호호 또는 어머, 정말? 놀라고 그 뿐이다. 며칠만 지나도 다른이에게 말을 옮길 때 이미 생각이 잘 안난다. 그 소문의 주요 인물 또는 주요 시점 등 이야기에 빠져서는 안될 것들이 말이다. 나에게 올 땐 한없이 핫하고 재밌고 놀라운 소문이었는데 나를 거치고 나면 김빠진 콜라가 되어 버리고 만다. 나는 이런 내가 싫지 않다. 나 스스로만 생각해도 머리가 터질거 같다. 굳이 복잡하게 남의 일까지 관심두고 싶지 않을 뿐이다.

그런데 난 오늘도 전화한통에 화가 머리 끝까지 나고 말았다. 어딘가에 말하고 화내고 풀고 싶은데, 굳이 그렇게 해서 가족의 기분까지 상하게 하거나, 매번 들어주는 친구에게 또 비슷한 얘기를 하게 되거나 그러기 싫었다. 나의 폭발직전의 감정은 내가 안고 터지는 수밖에 없겠다 싶었다. 그러던 찰나 일기라도 쓰자 싶었고, 평소 일기는 또 쓰지 않기에, 브런치가 생각이 났다. 이젠 하루하루 화가 나는 그(들)의 말에 대해 써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나의 꼭지를 돌게 만든 말은 "왜 학교 마치고 안가고 병원부터 갔다가 학교를 갔노?" 였다. 여기엔 음성지원이 되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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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이가 아팠다. 아니 어제부터 아팠다. 며칠째 하루에 한번씩 배가 아프다고 했지만, 변기끼가 있던지라 라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어제 저녁부턴 설사를 했고, 미열도 있었다. 미열, 38도도 되지 않았지만, 혹여 밤새 아플까 싶어 해열제도 먹이고 재웠고, 아침에는 다행이 열은 없었다. 하지만 아침에도 화장실을 3번 다녀왔고 모두 설사를 했다고 한다. 자, 그럼 여기서 생각해보자, 아니 지나가는 똥개를 붙잡고 물어보자. 학교를 먼저 가야 할까? 병원을 갔다가 학교를 가야 할까???? 나도 학교는 꼭 가야 한다 주의고, 코로나에 걸렸을 때 말고는 연1회 정도 체험학습을 썼을 뿐이다. 다른 문제도 아니고, 수업시간에 배가 아프면 선생님께 화장실 다녀오겠노라 말도 잘 못할 아이의 성격도 알았고, 혹시라도 그게 실수로 이어지면 아이 인생에 치명타가 될 것이 뻔해서, 한참 고민 끝에 병원부터 가기로 했던 것이었다.

별 거 아닐수도 있따. 저런말을 일년에 한번쯤 듣는다면, 나도 걱정이 되서 저러시는구나 하고 넘길수도 있을거 같다. 하지만 매일이다. 매일 전화를 하며, 한달에 한번 이상 만나는 사이이다. 전화와 만남이 있을때마다 내 꼭지가 안 도는 일은 드물다. 나의 꼭지에 문제가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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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화가 날 때마다 나를 돌이켜 생각해보곤 한다. 내가 이상한가? 그냥 다르다, 그(들)과 과는 다르다. 그렇다. 그렇게 인정하고 넘기자, 넘기자, 넘기자. 백만번 반복해도 자꾸 꼭지가 돈다. 책을 아무리 읽어봐야 소용이 없다. 단순히 읽는 것만으로 마음에 쌓아두는 것 만으로는 부족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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