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요,,,

다물어주세요, 그입(3)

by 소심

자꾸 눈물이 난다.

근데 눈물이 나는 이유를 하나하나 거슬러 올라가 생각하다보면, 이딴걸로 운다고?? 눈물의 주체인 나조차 그런 생각이 들어 어쩔 줄을 모르겠다. 간단히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면, 나는 여행을 좋아하고, 친구와 각자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을 다녀왔는데, 집에 오자마자 이제 멀리는 가지말라는 남편의 말한마디, 그리고 화난 말투의 어머님과 아이들의 통화. 그게 다다. 그 안에 있는 나의 수많은 감정들을 세세히 다 설명하자면 내가 정신병이 걸릴거 같고, 뭔가 치사해지는거 같고 그렇다. 한때는 나와 너무 다른 그들에게 내가 당하고 사는게 너무 억울해서 우울증이 오는 거 같아 정신과라도 가봐야 하나 생각까지 했었다. 그런데 하나씩 되짚에 생각하다 보면, 결국 나는 그냥 그들이 싫은거고, 그런 이유로 정신과라니? 정신과에서 누가 누굴 싫어하는 문제를 해결해 줄수 있나? 어떤 약을 먹어야 하나? 그런 생각으로 귀결되어 병원 방문을 접곤 했다.


꽉 채운 1박 2일 동안, 사실 너무 좋았다. 원래 겨울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여름과 가을 즈음에 방문했었던 장소이기도 했고 겨울의 풍경에 나의 기억 속 그 풍경들이 겹쳐져서 옛기억도 나고, 또 오고 싶다는 생각도 들면서 들뜨기도 했고, 쓸쓸한 겨울 풍경 그대로 좋은 정말 최상의 여행이었다. 집에 오기 전까지는. 여러가지 이유로 돌아오는 시간이 늦어졌고, 아이들이 푹 잠든사이 쉴새 없이 고속도로를 달려 왔다. 아무리 좋았던 여행이지만 피곤은 당연히 따라올 수 밖에 없는 일정이었다. 집에 돌아와서 여행이 좋았는지, 재미있었는지, 피곤하진 않는지 등 그런 질문은 기대도 안했다. 오히려 피곤하다고 하면, 피곤한데 여행을 왜 갔냐는 핀잔이 돌아올 것이 뻔했기에 그저 그냥 아이들 밥 주고 씻기고 재울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그런 나에게 돌아온 첫번째 말은 "이제 그렇게 먼데까지 가지 마라"였다.


참으로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저 나가는 거 싫어하고, 집에서 쓸고 닦고 정리하고 그런게 좋은 사람들이다. 나와는 다르지만, 그래서 물론 답답할 때가 많지만, 그들을 원망하진 않는다. 미리 그런 걸 고려하지 않고 결혼을 한 나를 원망할 뿐. 다만 정말 하나 이루어지지 않을 걸 미리 아는 나의 소망이 하나 있다면, 제발, 입 좀 다물어 달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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