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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i Oct 31. 2024

도망가기엔 이미 늦었어 2탄

PT 중이면 누구나 공감할 순간들

오늘은 하체 운동 하는 날.

쌤의 발걸음이 유독 힘차다.

기구 운동을 하자며 스쿼트로 몸풀기를 시킨다.

그러더니 바로 10kg 원판을 기구 양쪽에 끼운다.

한 세트 후, 15kg을 추가로 끼운다.

2.5kg도 있고 5kg도 있는데…..

이 사람… 중간이 없다.


피넛버터에 대해 물었다.

“쌤. 피넛버터 먹어도 돼요?? 사과랑 찰떡궁합이라던데? “

그는 말했다.

“에이 회원님. 그거 맛없어 맛없어.”

“…….”

먹으면 안 된다고는 안 하는 거 보니 이거 먹어도 됐었나 보다.

젠장.


다른 회원분이 쌤한테 이상하다고 했단다.

첫 인상이 왠지 살살해줄 거 같아서 안심하고 시작했었는데 역시 잘 웃는 사람이 더 위험하다.

웃으면서 다 시키니까 진짜 무섭다.

쌤한테 물었다.

“힘들어하는 거 보면 즐겁죠?”

그는 대답했다.

”즐거운 것보단 뿌듯한 게 아무래도 크죠?“

아닌데… 아까 엄청 즐거워하던데.


마지막 세트라고 힘내란다.

한두 번 당한 게 아니라 이번엔 물었다.

“몇 개 할 거예요?? 미리 말해주세요!”

이럴 때만 묵묵부답.

한 세트가 끝나갈 때쯤 쌤이 말했다.

“자 마지막 2개만 더!”

없는 힘까지 쥐어짜 내서 2개를 다 하는 순간!

“진짜 마지막으로 3개만 더!”

나는 눈으로 여러 말을 하고 있었다.

혼자서만 진지하게.


후들거리는 다리로 오늘의 수업이 끝이 났다.

쌤이 무슨 말을 하려 하길래 수고했다고 하는 줄 알고 내심 뿌듯한 마음으로 쳐다봤다.

“아니다. 회원님. 오늘은 러닝 말고 계단 합시다!”

내 눈은 오늘따라 할 말이 많구나.

수업 전에 인바디를 왜 쟀을까.


나는 굳건히 러닝머신으로 향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30분만.

다이어트는 가늘고 길게 하는 것이기에.

그래도 한 가지 교훈을 얻었다.

인바디는 혼자 있을 때 몰래 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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