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 중이면 누구나 공감할 순간들
오늘은 하체 운동 하는 날.
쌤의 발걸음이 유독 힘차다.
기구 운동을 하자며 스쿼트로 몸풀기를 시킨다.
그러더니 바로 10kg 원판을 기구 양쪽에 끼운다.
한 세트 후, 15kg을 추가로 끼운다.
2.5kg도 있고 5kg도 있는데…..
이 사람… 중간이 없다.
피넛버터에 대해 물었다.
“쌤. 피넛버터 먹어도 돼요?? 사과랑 찰떡궁합이라던데? “
그는 말했다.
“에이 회원님. 그거 맛없어 맛없어.”
“…….”
먹으면 안 된다고는 안 하는 거 보니 이거 먹어도 됐었나 보다.
젠장.
다른 회원분이 쌤한테 이상하다고 했단다.
첫 인상이 왠지 살살해줄 거 같아서 안심하고 시작했었는데 역시 잘 웃는 사람이 더 위험하다.
웃으면서 다 시키니까 진짜 무섭다.
쌤한테 물었다.
“힘들어하는 거 보면 즐겁죠?”
그는 대답했다.
”즐거운 것보단 뿌듯한 게 아무래도 크죠?“
아닌데… 아까 엄청 즐거워하던데.
마지막 세트라고 힘내란다.
한두 번 당한 게 아니라 이번엔 물었다.
“몇 개 할 거예요?? 미리 말해주세요!”
이럴 때만 묵묵부답.
한 세트가 끝나갈 때쯤 쌤이 말했다.
“자 마지막 2개만 더!”
없는 힘까지 쥐어짜 내서 2개를 다 하는 순간!
“진짜 마지막으로 3개만 더!”
나는 눈으로 여러 말을 하고 있었다.
혼자서만 진지하게.
후들거리는 다리로 오늘의 수업이 끝이 났다.
쌤이 무슨 말을 하려 하길래 수고했다고 하는 줄 알고 내심 뿌듯한 마음으로 쳐다봤다.
“아니다. 회원님. 오늘은 러닝 말고 계단 합시다!”
내 눈은 오늘따라 할 말이 많구나.
수업 전에 인바디를 왜 쟀을까.
나는 굳건히 러닝머신으로 향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30분만.
다이어트는 가늘고 길게 하는 것이기에.
그래도 한 가지 교훈을 얻었다.
인바디는 혼자 있을 때 몰래 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