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가기엔 이미 늦었어 3탄.

아파야 운동이랍니다.

by Yuni

매번 PT수업을 하고 나면 다음날 온몸이 아파온다.

지난 주 하체 수업 후 다음날이 되어도 통증이 없었다.

오늘 수업 시작과 동시에 아무 생각 없이 물었다.

“쌤. 이제는 수업해도 몸이 안 아프네요??”

그는 입술을 꽉 다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오늘 제대로 할 거니까.”

또 괜한 말을 했구나…


헬스장에도 크리스마스가 왔나 보다.

커다란 트리가 보였다.

‘예쁘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쌤이 말했다.

“자 워킹 런지 시작!”

말은 안 했지만 트리를 향해 열심히 런지를 하다 그 앞에서 멈출 생각이었다.

더 이상 나아갈 공간이 없다는 핑계로…

그는 갑자기 그곳을 향해 가더니 트리를 냉큼 치운다.

조금의 공간도 용납하지 않는 그의 열정.

일 너무 열심히 할 필요는 없는데…..


어제저녁 식단을 보내지 않았다.

물론 다른 걸 먹고 있었기에 슬쩍 넘어갈 생각이었다.

수업 중 쌤이 물었다.

“근데 어제저녁 어찌 된 거예요? 왜 안 보냈어요? “

소름이 돋았다.

그는 나에게서 보통 하루에 3~5개의 톡이 오는데 어제만 뭔가 허전했단다.

회원이 많을 텐데 어째서 그걸 알아차릴 수 있지?

아무리 생각해도 일 너무 열심히 한다.


오늘 무게 올릴 거라더니 진짜였나 보다.

각각 25kg씩 총 50kg 원판을 끼우고 하는 중이었다.

너무 힘들어서 다리가 아프다고 했더니 하는 말,

“무릎 아파요? “

“아니요. 무릎은 안 아픈데 다리가 진짜 아파요. “

“괜찮습니다. 그건 원래 아픈 거예요. 도와줄 테니까 계속하세요! “

‘거~~~~짓말’

PT 초반엔 쌤이 기구에 손만 대도 도와준다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알고 있지.

운동기구에 손을 대는 건 단순한 터치라는 사실을….

도와주면 본인이 운동하는 거라고 당당히 말하는 쌤.

말은 참 잘해 ㅋㅋㅋㅋㅋㅋㅋㅋ


땀에 찌든 몰골로 다른 직원분과 눈이 마주쳤다.

하체를 불태웠던 수업은 끝났고 유산소만 남은 상황.

수고하셨다는 말과 함께 곧장 러닝머신으로 향했다.

분명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는데 PT수업이 끝나니 에너지가 마구 샘솟는다.

뭐가 그리 재밌는지 TV를 보면서 세상 즐거운 표정으로 걷고 있는데 쌤이 왔다.

“어?? 힘든 거 거짓말이네? 아직 체력 남아있네요???”

본인이 속았다는 듯 뭔가 내일(수업)을 기다리는 표정으로 지나쳐갔다.

무서운데 그냥 아프다 하고 가지 말까??


쌤이 주말에 혼자서 했던 하체운동에 대해 물었다.

“런지는 어떻게 운동했어요?”

(참고로 이 쌤은 런지를 참 좋아함)

그의 질문은 걸으면서 했는지 다리 한쪽을 올리고 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나는 아무 생각없이 대답했다.

“스미스머신(무거운 봉이 고정되어 있음)에서 했는데요?“

그는 놀란 듯 웃었다.

왜냐고 물으니 당연히 맨손으로 했을 거라 생각했단다.

이 놈의 입이 방정이지.

오늘 말실수 여러 번 하네.

역시 다음 수업은 안 가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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