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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유니온 Nov 09. 2021

학력보다 능력으로 평가받고 싶어요

아르바이트를 하며 겪은 부당한 경험

그런 사람이 있다. 일할 때 무척 열정적으로 임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를 실현하는 사람, 어떤 일을 해도 무언가 배워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사람, 능동적이고 주체적이며 일과 노동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 오늘의 주인공은 딱 이런 사람이다. 학력보다는 능력으로 평가받고 싶은 이유는 직무 경험과 사회생활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경력이 많은 사람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 불안하고 걱정된다는 졸업을 앞둔 청년이 있다.


Q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A : 안녕하세요. 저는 대학교에서 근로 장학생으로 일하고 있는 청년입니다. 


Q : 하는 일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듣고 싶어요.

A : 학교에서 도서관을 운영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원래 4시간씩 일을 했는데, 코로나19 거리두기 때문에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었어요. 그래서 소득도 적어졌어요. 주휴수당이나 다른 수당은 없고 일한 시간만큼만 시급으로 받아요. 


Q : 그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어요?

A : 웨딩 행사를 관리하는 일을 했어요. 예식장 진행하기 전에 공간을 구성하고 소품을 배치하는 것도 하고, 본식 진행하기 전에 리허설을 진행하기도 하고요. 전체적인 부분을 관리하는 역할이었어요. 그런데 코로나가 터진 후에는 결혼식도 줄어들어서 지금은 못하고 있어요. 


Q : 행사 관리하는 일을 굉장히 즐겁게 일하셨던 것 같아요.

A : 맞아요. 저희가 계획한 대로 일이 진행될 때도 좋았어요. 그리고 결혼하실 부부가 오시면 상담도 해드렸거든요. 그럴 때는 이런저런 내용들을 제안해드리는데 그런 것들을 잘 받아주실 때도 좋더라고요. 가장 좋았던 건 다른 회사나 아르바이트처럼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라 저희가 직접 생각하고 기획하는 역할이어서 좋았어요. 일의 주체가 되는 느낌이 즐겁더라고요. 


Q : 이 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A : 친구의 추천이 컸어요. 친한 친구였는데, 그 친구가 이 일이 저랑 잘 맞을 것 같다고 같이 해보자고 하더라고요. 정형화된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제가 상상하고 기획할 수 있는 일이니까 한번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일을 할 때 도움이 될만한 경험이라고 생각했어요. 


Q : 일하면서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을 것 같아요.

A : 맞아요. 일정을 조율해야 되는 부분이 힘들었어요. 결혼식 날짜가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그러면 변경되는 날짜에 따라서 제 일정도 다 조정을 해야 돼요. 저랑 친구가 행사 총괄 업무를 맡고 있었기 때문에 빠질 수가 없었거든요. 한 달 전에 알려주실 때도 있는데, 일주일 전에 알려주는 경우도 있어서 계획했던 일정을 급하게 바꾸게 돼서 난감한 적이 있었어요. 


Q : 사회생활을 일찍부터 시작하신 것 같아요.

A : 맞아요. 저도 성인이 되었으니까 부모님의 도움을 받고 싶지 않았어요. 그리고 저는 빨리 취업을 하고 싶은데, 취업을 위해서는 직무 경험이나 사회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아르바이트도 작은 사회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곳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요. 실제로 웨딩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고, 사람들을 어떻게 상대하고 대처하는지 배운 것 같아요.                         



Q : 전문대로 진학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A : 저는 사무직군에서 일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최대한 빠르게 일을 시작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4년제 대학교도 고민을 했고, 지원해서 합격도 했는데 전문대를 선택했어요. 빨리 취업하는 게 제 로망이었거든요. 만약에 내가 공부를 더 하고 싶으면, 전문대를 다니다가 편입을 하거나 졸업 후 다른 학위를 따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4년제 대학교를 간다고 해서 취업이 잘 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학력이 절대적이지 않은 것 같아요. 요새는 대기업이나 공공기관도 블라인드 채용을 하고 있으니까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Q : 처음에 생각했던 진로가 있었나요?

A : 중학교 때 꿈이 역사 교사였어요. 그런데 고등학교 진학하고 교사에 대해 알아보면서 교원 시험에 합격하고 교직 이수까지 다해도 학교에 배정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어릴 때부터 빨리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기약 없는 기다림을 하기에는 답답할 것 같아서 포기했어요.


Q : 주변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하시나요?

A : 친구들이 저를 보면서 일에 미쳐서 사는 사람 같다고 하더라고요. 일에 빠져서 사는 사람 같다고 해요. 그런데 저는 일 자체가 맹목적이라고는 할 수 없는데요. 제가 취업에 목매달고 있는 게 아니라 일하는 것도, 취업을 준비하는 것도 다 무언가 배우는 활동이라고 생각해서 하는 거예요. 이런 활동이 저에게는 흥미롭고 삶이 재밌습니다.  


Q : 코로나19가 취업에 주는 영향을 체감하시나요?

A : 그럼요.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니까 답답하기도 해요. 취업에도 영향이 있을 것 같아요. 신입 사원을 채용하는 인원이 줄어드니까 저처럼 신규 채용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은 걱정이 되죠. 확실성 자체가 예전에 비해서 많이 줄어든 것 같아요. 실습이나 체험 같이 경험할 수 있는 것도 많이 줄어든 것 같고요. 그리고 경력이 있는 사람들과 경쟁을 해야 되는데 그 부분도 막막하죠. 기업에서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줄 것 같지도 않고요. 


Q : 학교에서 도움을 받는 것도 제한이 있을 것 같아요. 

A : 맞아요. 진로와 관련된 상담이나 입사 지원서 작성할 때 학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들어왔어요. 그런데 비대면인 상황이라 상담도 받기 어려워요. 제가 직접 다 알아봐야 하고 도움을 받기가 어렵더라고요. 취업에 있어서는 정보가 생명이라고 생각하는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너무 없어요. 코로나 때문에 선배들과의 관계도 만들기 어려웠으니까 더 막막해요. 


Q : 어떤 제도와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A :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있다고 느껴지진 않아요. 아직은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이 없다고 느껴져서 아쉬워요. 


Q : 일과 노동에 대해 생각하는 의미가 있을까요?

A : 직업이나 일이라는 게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게 아니라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일과 노동의 균형을 실현할 수 있는 하나의 장치였으면 좋겠어요. 사람은 생산적인 일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해요.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하는 것이 저 스스로한테 큰 의미이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요. 



※ 인터뷰 참여자의 익명성 보장을 위해 개인 정보와 신상을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은 편집 및 각색했습니다.


※ 인터뷰의 문장은 참여자의 말투와 사용하는 단어의 어감을 살릴 수 있는 문장으로 편집했음을 밝힙니다.


※ 본 인터뷰는 서울시의 <청년프로젝트>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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