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를 하며 겪은 부당한 경험
부당한 대우에는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 다양한 방법이 있을 테지만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은 욕 한 번 세게 하고 털어버리는 사람이다. 부당한 대우를 당하면 불만을 바로 드러내기보다는 차분히 때를 노리며 기다리는 방법을 택했다. 부당한 것을 참아야 하는 현실에 화가 나지만 한편으로 다 같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욕 한 번 하고 털기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함께 분노해주고 싶다는 쾌활한 청년, 초단시간 노동과 물류센터 노동을 경험한 청년이 있다.
Q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A : 안녕하세요. 저는 부산에 살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그동안 여러 가지 일을 했어요. 물류센터에서도 일했고, 편의점이나 초단시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Q : 물류센터에서 일하신 건 어떤 일이었어요?
A : 상하차도 했어요. 물건이 들어오면 물건을 레일에 놓는 일이었어요. 그리고 물건이 오면 번호별로 적재하는 것도 했어요. 그리고 박스에 담는 것도 해보고요. 그런데 일하는 물류센터에 직접 고용하는 형태가 아니라 하청업체 소속으로 일했어요. 일하는 시간은 저녁 7시부터 새벽 3시에 끝나는 타임이에요.
Q : 계약할 때 특이한 점은 없었나요?
A : 일주일 동안 근무하는 날이 주 6일로 돼있었어요. 그래서 6일 다 출근해야만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더라고요. 그런데 6일 동안 물류센터에서 일하면 정말 녹초가 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3-4일만 일 하고 주휴수당은 안 받고 있었어요.
Q : 일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A : 무거운 게 너무 많아서 힘들었어요. 그리고 처음 일하러 오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분들께 일을 잘 안 알려주는 거예요. 그래서 오시면 눈치껏 일을 해야 되는 상황이 있어서 힘들었어요. 그리고 같이 일 하다 보면 일을 안 하는 사람도 보이고요. 똑같은 시급을 받는데 나만 일하는 건 좀 억울하더라고요.
Q : 편의점에서도 일을 많이 하셨던 것 같아요.
A : 네. 편의점은 브랜드별로 다 일 해봤어요. 최저시급을 지켜주는 곳도 있었고, 아닌 곳도 있었어요. 그리고 야간수당도 안 준 곳도 있었고요. 그리고 제가 경험했던 편의점들은 주휴수당을 안 주려고 하는 건지 15시간 미만으로 계약하더라고요. 구직 사이트에는 최저시급보다 더 높게 써뒀는데, 막상 가서 일하면 최저임금도 안 주는 거죠. 이걸 받으려면 또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된다고 생각해서 그냥 참았어요.
Q : 아르바이트여서 차별을 당하거나 부당한 일을 경험한 적이 있을까요?
A : 아르바이트여서 차별을 하는 사장님들이 있어요. 정직원이랑 아르바이트하는 사람이 있으면 정직원만 더 챙겨주더라고요. 어떤 사람은 관리자랑 친해서 일을 더 적게 하거나 편한 일을 하는 일도 있었고요.
Q : 다른 아르바이트도 많이 하신 것 같은데, 이유가 있을까요?
A : 중국집에서도 일 해봤어요. 그리고 많이 할 때는 편의점이랑 웨딩홀 아르바이트, 호텔 연회장 아르바이트를 같이 한 적도 있어요. 용돈을 벌기 위해서 했던 것도 있고, 사회 경험을 쌓고 싶어서 시작했던 것도 있어요.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것들이 있었어요. 제 적성을 찾기에는 아직 해보지 못한 일들이 많은 것 같아요.
Q : 취업이나 진로와도 연관이 있을 것 같아요.
A : 제가 어렸을 때부터 교사가 꿈이었어요.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아이들한테 무언가를 가르치는 입장이잖아요. 교사가 다양한 일을 경험하고 그것들을 나누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직업에 대한 귀천이 없는 것이고, 이런 가치를 몸소 체험하고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Q :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장점과 단점이 있을까요?
A : 일하는 순간에는 정말 집에 가고 싶어요. 모든 사람들이 다 똑같을 것 같아요. 그런 게 단점이자 힘든 점일 것 같아요. 장점은 다양한 인맥을 쌓을 수 있는 점도 있고, 사람들이랑 친해지는 것도 장점일 것 같아요. 저는 일이 급해서, 일을 안 하면 안 되는 상황이 아니라서 조금 여유를 갖고 생활할 수 있는 것 같아요.
Q : 노동법에 대해서는 공부해보신 적이 있으세요?
A : 아니요.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었어요. 뉴스를 통해서 접하게 되고, 필요한 정보면 알아두는 편이에요. 계속해서 일을 해야 되는 입장이니까 알아두면 좋겠더라고요. 보통은 최저임금이 결정되면 확인하고, 법이 바뀌면 확인하고 알아두는 편이에요.
Q : 어떤 일자리에서 일하고 싶으세요?
A : 그냥 최저임금 잘 지켜주고, 더 주면 좋고요. 야간수당, 주휴수당 같은 수당 잘 챙겨주고, 4대 보험 가입시켜주는 곳이면 좋겠어요. 어떤 일자리든 조건이 너무 좋아도 같이 일하는 사람이 별로면 힘들 수 있잖아요. 어떤 일을 하든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으니까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힘든 걸 가지고 계속 힘들다고 생각하면 기분 나쁘고 지치잖아요. 안 좋은 점이 있으면 그냥 욕 한 번 하고 마는 거죠.
Q : 불안정함에서 의미를 찾는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 불안정한 삶 속에서 긍정적인 걸 찾아야 삶의 의미를 찾지 않을까 생각해요. 불안정하지 않다고 생각해야죠. 생각하는 대로 삶이 살아진다고 하잖아요. 지금은 조금 불안정하더라도 ‘나는 안정적이야’라고 생각하면 언젠가 안정적인 삶을 살지 않을까요.
Q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A : 아르바이트를 하는 많은 청년들이 고생하고 있는 것 같아요.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욕 한 번 세게 하고 털어버리면 조금은 편안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게 하기 어려운 사람은 제가 가서 같이 욕하기도 하고, 어떤 게 힘든지 물어보기도 하고 그러고 싶어요. 원래 상사 욕은 뒤에서 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 인터뷰 참여자의 익명성 보장을 위해 개인 정보와 신상을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은 편집 및 각색했습니다.
※ 인터뷰의 문장은 참여자의 말투와 사용하는 단어의 어감을 살릴 수 있는 문장으로 편집했음을 밝힙니다.
※ 본 인터뷰는 서울시의 <청년프로젝트>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