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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유니온 Nov 09. 2021

원하는 일자리가 타지에 있을 때

프리랜서&플랫폼 노동자로 산다는 것

평생 동안 한 번은 일해보고 싶은 직장이 내가 사는 곳에는 없다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 있고, 회사에 기숙사가 있으면 용기를 내서 지원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원하는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원하는 회사에 지원하는 동시에 근처에 위치한 집을 알아보는 일도 병행해야 한다. 지역에 살고 있는 청년들은 희망하는 일자리가 수도권에 있을 경우 취업준비뿐만 아니라 이주를 고민해야 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지역 일자리의 다양성이 부족한 것을 개선해야 할 것인지, 수도권으로 일자리가 집중되는 것을 바꿔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Q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A : 안녕하세요. 대전에 28년째 살고 있는 청년입니다. 프리랜서로 일하기도 하고, 시간제 일자리에서 일을 하기도 합니다. 올해 초 서울로 이주를 고민했다가 지금은 포기했습니다. 


Q : 서울로 올라오시려고 했던 이유가 있을까요?

A : 제가 작년까지 대전에서 취업과 창업을 고민하고 있었어요. 올해 초에 출판사나 영화 배급 관련 일에 관심을 갖고 있었거든요. 그쪽 분야를 잘 모르지만 일자리를 통해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대전에서는 영화나 출판 관련 일자리에서 일해볼 기회가 적어요. 이쪽에서 일하는 게 제 꿈, 로망 같은 거였거든요. 그래서 서울로 올라가 볼까 고민했어요. 



Q : 그런데 포기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A : 대전에서 돈을 더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수중에 갖고 있는 돈과 저축하고 있는 돈을 합쳐서 서른 살 전에는 3천만 원을 모아둬야겠다는 목표를 세웠거든요. 작년까지만 해도 경제관념이 하나도 없었는데,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어느 정도 돈은 모아둬야 안정적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 다시 서울로 이주할 생각은 없으세요?

A :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제가 영화 배급 관련 업종에서 일하는 분들을 만나서 조언을 듣기도 했어요. 그런데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취업하는 건 오래가지 못한다고 말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내가 이 영역을 생각했던 이유를 찾아보고 있어요. 하나씩 차근차근 준비하면서 고민해보고 결정하려고 해요. 


Q : 전공이랑 지금 하는 일이랑은 연관이 있나요?

A : 학교 전공은 응용화학이고, 복수전공으로 창업학을 했어요. 지금 하는 일은 대전 디지털 일자리라고 공공기관에서 어르신들이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문화나 전자기기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보통 디지털 청년 교사라고 불러요. 이 일로는 한 달에 30만 원 정도를 벌어요. 


Q : 다른 일자리들도 많이 알아보실 것 같아요. 

A : 네. 제가 시간제로 일을 많이 하니까 평소에 구직사이트를 정말 많이 들어가요. 단기 일자리나 시간제 일자리를 많이 찾아보죠. 요새는 화상채팅을 통한 행사가 많다 보니까 이런 걸 다루는 일자리나 행사 스태프 같은 일도 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자기소개서 피드백하는 일도 하고 있어요. 여러 가지 일을 다 하면 그래도 한 달에 100만 원 정도 벌고 있어요. 


Q : 매일 일자리를 찾아보는 게 번거롭진 않으세요?

A : 번거로워도 해야 되는 것 같아요. 왜냐면 제가 제 삶을 책임지는 거니까 기본적으로 해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아직까지 제가 몰입하고 집중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것이 아니니까 계속해서 경험하고 찾아봐야 된다고 느끼고 있어요. 코로나19 때문에 일자리가 부족해진 건지 아니면 제가 제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못 찾은 건지 정확히 모르겠어요. 그래서 계속해서 찾아보려고 하는 거죠. 


Q : 취업과 관련해서 특별히 노력하고 있는 것이 있을까요?

A : 다이어리를 꾸준히 쓰고 있어요. 6년째 쓰고 있는데요. 일정을 스스로 관리하고, 1시간, 30분 단위로 세세하게 정리해요. 그리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진행 경과를 잘 기록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일하는 것들은 비정기적이고 불규칙하기도 하지만 제 생활리듬은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 대전에서 일을 하면서 경험한 지역 특색이 있을까요?

A : 대전은 과학도시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연구 관련 일자리가 많아요. 그런데 이런 데에서 일하려면 대부분 석사 이상은 해야 돼요. 필수는 아니더라도 취업이 되려면 보통 석사학위 이상은 돼야 해요. 그리고 공공기관이 많아서 관련된 일자리가 많아요. 다르게 말하면 일자리들이 연구직이나 공공기관으로 한정되어 있다고 느껴지죠. 


Q : 일이나 노동에 대해서 생각하고 계신 가치관이 있을까요?

A : 노동의 의미는 나에게 있는 어떤 가치나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 가치관들을 통해 저 스스로 개발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하고요. 최근에는 왜 일하는 가에 대한 책을 사서 읽고 있어요. 내가 일을 하는 이유를 고민하고 구체화하고 싶어요. 이런 고민을 해야 제가 하는 일에 보다 주체성을 갖게 될 것 같아요. 



※ 인터뷰 참여자의 익명성 보장을 위해 개인 정보와 신상을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은 편집 및 각색했습니다.


※ 인터뷰의 문장은 참여자의 말투와 사용하는 단어의 어감을 살릴 수 있는 문장으로 편집했음을 밝힙니다.


※ 본 인터뷰는 서울시의 <청년프로젝트>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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