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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재훈 Oct 22. 2023

후아이 풍 마이 마을에 몽족 사내들

후아이 풍 마이 마을에 몽족 사내들


(돼지몰이도 이들에게는 놀이다. 촬영=윤재훈)


후아이(small river)는 작은 강, 풍(honey)은 벌꿀, 마이(new)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마을 이름이 꿀이 흐르는 새로 생겨난 작은 강이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마치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이라도 설명하는 듯 의미가 깊다. 

열한두 살쯤 보이는 아이가 자기키보다 훨씬 큰 공기총을 매고 아빠 오토바이 뒤에 타고, 주말 아침 일찍 사냥을 나간다. 여기는 대부분 집에 공기총 한두 자루쯤은 있으며 권총들도 가지고 있고, 총을 파는 상인들도 다닌다.


십오 세에 결혼하고 16세에 아기를 낳았다. 몽족 친구 ‘쏨깽’의 여동생인데, 남편은30살이다.


마당에는 17세 엄마가 부푼 젖을 스스럼없이 내놓고 아기에게 먹인다. 청년들은 동네 가게나 살라(정자)에 앉아 두 손을 마주치며 "땁 땁" 하고 성적인 이야기를 즐겨 한다. 15정도 소년들의 휴대폰에는 각국의 불법 동영상이 가득한데, 형들에게 보여주며 자랑도 한다. 10대 아이들이 무슨 영문인지 콘돔들을 몇 개씩 지갑에 넣고 있어, 나를 놀라게 한다.


몽족 청년들


종일 논밭에 엎드려 힘든 일을 하는 몽족의 시커먼 장정들은 인근의 깔리양족들에 비해 마음이 무척 순수하고 여린 듯, 슬픈 일이 있으면 종종 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오늘도 꾸이띠야오(국수)와 카놈(과자)을 파는 집에 사는 25살 <야이>가 살라에 앉아, 자신의 감정을 토로하며 운다.

앞집에 사는 <찡쯩리> 네와 뭔가 속상한 일이 있는 듯한데, 모닥불 가로 부모들까지 나와 서로 자기들 입장을 항변한다. 눈만 뜨면 매일 보는 사람들인데 싸우면 안 될 것 같아 마을 사람들이 한 사람을 데라고 <솜차이>집으로 내려간다. 서로의 집 숟가락 숫자까지 알 정도로 다정한 사람들, 담도 없이 매일 서로를 정답게 부르며 가족처럼 사는 사람들인데.


부엌 모습.


몽족은 <일부다처제>와 <조혼>의 전통, 외지인과 결혼하지 않던 풍습까지 남아있어 한두 집만 건너면 전부 일가친척이다. 또한 인근에 수많은 마을을 이루며 모여 사는 깔리양족들에 비해 외지인에게 굉장히 우호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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