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29. vs 두산베어스
올해 한화이글스엔 정말 많은 선수가 1군 로스터에 등록되었다. 18연패와 다음 시즌 준비를 위한 전열 재정비의 차원이었다. 유망했지만 오랜 부상으로 나서지 못했던 선수, 다른 팀에서 40인외 선수로 이적해온 선수, 방출되고 우리 팀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는 선수, 작년 드래프트에 뽑힌 촉망받는 유망주 선수까지. 성적은 다소 엿같아도 예년과는 다르게 여러모로 인상을 주는 2020 시즌이다.
특히 신고 선수나 방출 선수 신화는 내게 자극을 준다. 영웅담을 좋아하는 나에겐 더욱 말이다.
94년생 윤대경은 삼성에서 타자로 선수 생활을 하다 일찌감치 방출 당하고 군대를 현역으로 다녀온 뒤 한화에서 투수로 다시 시작했다. 우연찮게 유튜브로 그의 입단 테스트 여담을 알게됐다. 방출되고 나서 일본에서 독립리그를 뛰면서 투구영상을 찍었다고 한다. 그리고 알고 지내거나 모르더라도 혹시나 자신을 봐줄 수 있는 모든 야구 관계자에게 투구 영상을 보냈다고 한다. 한화에 입단 1시즌만에 투수로 꽃을 피웠으니 가진 재능이 상당함이 분명하다.자존심을 내려놓고 피나게 노력했다 추정 가능하겠다. 이런걸 보면 대체 이 세상에 꽃을 피지 못하는 야구 선수는 대체 얼마나 많은 것일까.
나도 인생에 있어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야구에 정통한 STAFF들이 나의 가능성에 고개를 저어도 마지막 1년이라 생각하고 도전해볼 수 있는 용기, 나의 재능과 성장 가능성에 대한 믿음, 만약 다시 기회가 생겨 당분간 지옥 길이 예비되어 있더라도 묵묵히 걸어갈 배짱. 야구의 매력중 하나는 바로 이런 멘탈적 측면이 퍼포먼스에 특히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