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도 한바탕하고 씩씩거리다
이 벤치에서 만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의 암묵적 화해 장소, 신혼 때 맺었던 우리의 언약
'싸우고 나면 1시간 내에 이 벤치에서 만나기'
따스한 햇살, 여느 여름날.
공원, 그리고 벤치.
그녀는 늘 가지런히 손을 무릎에 올려놓았다.
"있다 아이스크림이나 먹으러 갈까?"
실없는 소리하는 나를 보며 그녀는 꿍했던 마음을 풀었던 것 같다.
허구헌날 싸우고 다툰 우리지만
그럼에도 그 긴 세월을 함께 해왔던 것은,
힘든 일이 있을 때 당신이 의지가 되어줄거라고 믿었기에.
사진 속 그대는 이렇게 아름다운 당신인데,
당신 없는 나는 오늘도 공허하다.
떠난 뒤에야 비로소 마음에 남는 것들은
마음 아프게하는 지난 날들,
그리고 좀 더 잘해주지 못했던 일들.
가장 소중한 것을 가장 소홀히 대하였고
영원한 부재란 참으로 견디기 힘든 일.
오늘도 차마 의자에 앉지 못하고
당신 생각은 시간이 흘러도 옅어질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