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산문집

당신을 추억하며

by Anndrew



그날도 한바탕하고 씩씩거리다

이 벤치에서 만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의 암묵적 화해 장소, 신혼 때 맺었던 우리의 언약

'싸우고 나면 1시간 내에 이 벤치에서 만나기'



따스한 햇살, 여느 여름날.

공원, 그리고 벤치.

그녀는 늘 가지런히 손을 무릎에 올려놓았다.


"있다 아이스크림이나 먹으러 갈까?"

실없는 소리하는 나를 보며 그녀는 꿍했던 마음을 풀었던 것 같다.


허구헌날 싸우고 다툰 우리지만

그럼에도 그 긴 세월을 함께 해왔던 것은,

힘든 일이 있을 때 당신이 의지가 되어줄거라고 믿었기에.





사진 속 그대는 이렇게 아름다운 당신인데,

당신 없는 나는 오늘도 공허하다.


떠난 뒤에야 비로소 마음에 남는 것들은

마음 아프게하는 지난 날들,

그리고 좀 더 잘해주지 못했던 일들.


가장 소중한 것을 가장 소홀히 대하였고

영원한 부재란 참으로 견디기 힘든 일.



오늘도 차마 의자에 앉지 못하고

당신 생각은 시간이 흘러도 옅어질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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