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선가 누군가에게 길이 되어주고 있을 그대
이 매거진에서 나빌레라님께서 쓰신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을 읽고, 한동안 유재하 음악을 다시 들었습니다. 선선한 가을바람 맞으며 퇴근길에 곡을 듣다가, 문득 생각이 나 적습니다.
(링크는 아이유 버전을 걸어놨으나, 가능하다면 원곡을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30년 전 노래임에도 관악기와 현악기, 유재하의 목소리가 정말 아름답게 어우러진 곡입니다.)
노래 듣기 : 가리워진 길 - 유재하, 1집 사랑하기 때문에, 1987 (링크는 아이유 라이브 버전)
보일 듯 말 듯 가물거리는 안개 속에 쌓인 길
잡힐 듯 말 듯 멀어져 가는 무지개와 같은 길
그 어디에서 날 기다리는지
둘러 보아도 찾을 수 없네
그대여 힘이 되주오
나에게 주어진 길 찾을 수 있도록
그대여 길을 터주오
가리워진 나의 길
이리로 가나 저리로 갈까 아득하기만 한데
이끌려 가듯 떠나는 이는 제 갈길을 찾았나
손을 흔들며 떠나 보낸 뒤
외로움만이 나를 감쌀 때
그대여 힘이 되주오
나에게 주어진 길 찾을 수 있도록
그대여 길을 터주오
가리워진 나의 길
너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아직도 내가 기억하는 그곳에 있을까?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갔을까?
어디로 가면 너를 스치듯이나마 볼 수 있을까?
너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네가 꿈꿨던 일을 하고 있을까?
사는데 지쳐 꿈을 버렸을까?
아직 포기하지 않고 꿈을 향해 가고 있을까?
너는 지금, 혼자일까?
누군가의 곁에 있을까?
나에게 그랬듯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있을까?
누군가의 내일이 되어주고 있을까?
다 적지 못한 수많은 물음들과 함께
때로는 칭찬으로,
때로는 애교로,
때로는 화를 내며,
숨 쉬는 것도 힘들었던 그때
내일이라는 길을 걸을 수 있게 해 준 그 사람을
이 밤과 노래를 핑계삼아 떠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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