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위를 두드린다
가만히 듣고 있으면 잠이 들까 봐
커피를 한 잔 마신다
옛 생각이 난다
그 날도 비가 왔었나?
남아있는 사진이 없어 기억은 흐려져만 갔나 보다
한참 시간을 보내다 문득 떠오른다
그날 우린 우산을 쓰고 있었다
평소와는 다르게 두개였다
그래, 비가 왔었다
무슨 말을 했더라?
녹음된 메시지도 없는데 생각날 리가 없다
목소리는 오래전에 멀리 흘러갔다
그날 우린 우산을 쓰고 있었다
우산 위를 두드렸다
그래, 빗소리에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우리의 마지막 이야기는 안녕이라는,
잘 있으라는 빈 말도 없이 그저 빗소리뿐이었다
무슨 말을 했을까?
한참 시간을 보낸다
알 리가 없다
빗소리 때문이다
모두 빗소리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