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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담사(百潭寺)에서

by 윤군


작은 돌 하나 올릴 때마다

마음이 고여갔다


갈 데 없는 마음들이 만나

탑 하나가 쌓이고

세상은 절실한 고요 속에 잠겼다


오래된 적막 위로

흙담 하나가 자리 잡았다

기와가 앉았다, 단청(丹靑)을 입었다


곱게 뻗은 처마가 부러웠는지

하얗게 변한 하늘이

산을 지운다, 시내를 덮는다


눈 고인 처마 끝에

풍경(風磬)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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