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돌 하나 올릴 때마다
마음이 고여갔다
갈 데 없는 마음들이 만나
탑 하나가 쌓이고
세상은 절실한 고요 속에 잠겼다
오래된 적막 위로
흙담 하나가 자리 잡았다
기와가 앉았다, 단청(丹靑)을 입었다
곱게 뻗은 처마가 부러웠는지
하얗게 변한 하늘이
산을 지운다, 시내를 덮는다
눈 고인 처마 끝에
풍경(風磬)이 운다
타로카드를 읽고 사랑 앞에서 이별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