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눈 위의 궤적

by 윤군


오랜만에 눈이 내렸다


집을 나서는 길에

사람으로는 내가 처음,

눈 안은 길을 밟는다


궤적이 그려진다


작은 발자국 끝에서

짧지 않게 이어진 우리의 시작을 바라본다


군데군데 흐려진 기억,

보이지 않지만 알 수 있다


피아노의 가장 왼쪽 건반에서 시작한

우리의 만남은 어느새

첼로의 가장 안쪽 현을 잡으려 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기억을 묻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