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아침을 쓰고
달이 곱게 웃던 밤을 적었습니다
안개 가득한 아파트 숲에서 빈 마음을 쓰고
기다림 끝에 마주 앉았던 마음을 적었습니다
무릎을 베고 누운 날에도
손 떨며 건넨 편지지의 빈 곳에 마저도
눈에 담긴 온 계절이 코 앞까지 다가온 날에도
마음을 담지 않은 적은 없었습니다
안을수록 아픈 날에도
손을 놓아 허전해진 빈 곳에도
서늘한 목소리에 온기가 달아나버린 그림자에도
당신을 담으려 했습니다
유난히 하늘이 눈부셔
짧은 문장들이 구석진 곳에 쌓여만 갑니다
내가 많이 부족해
아직 당신을 다 담지 못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