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가 바로 보이지 않는 일. 내가 가장 힘들어하는 일이다.
글쓰기가 그렇다. 이런 글, 사실 남들 눈 신경 안 쓰고 일기장에 써 혼자만 볼 수도 있다. 내 타고난 성향대로라면 사람들 앞에 나서거나 나를 표현하거나 심지어 누군가 나를 기억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하는데, 올해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다. 그래서 공개적인 곳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내가 유명해지는 게 싫은 줄 알았다. 그런데 사실은 유명세 자체가 싫은 게 아니라 내가 나를 낮게 보니까 그게 온 세상에 탄로날까봐, 가십거리가 되거나 구설수에 오를까봐 그게 두려운 거라는 걸 깨달았다.
아무것도 아닌 내가 하는 말은,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닌 이상 대부분 들어주지 않는다. 내가 진실을 말하고 저 사람이 거짓말을 말해도 저 사람의 힘이 더 세면 사람들은 그 사람 말을 믿는다.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이 짧았다. 나 혼자가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지켜내기 위해선 조금 더 멋지고, 조금 더 영향력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지금까지 나의 무능력으로 지키지 못한 사람이 너무 많다. 이제는 그러고 싶지 않다. 그래서 조금은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람은 반짝이는 시기가 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인데, 겉모습은 아직 작고 약해 보일지라도 내가 보는 나는 예전보다 훨씬 빛나고 단단해졌다. 잘못하지 않고도 숨는 바보였지만 이제는 숨지 않으려고 한다. 이 마음과 반짝임이 진주처럼 은은하게 오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