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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조 Sep 09. 2022

무의미를 버티는 힘

결과가 바로 보이지 않는 일. 내가 가장 힘들어하는 일이다.

글쓰기가 그렇다. 이런 글, 사실 남들 눈 신경 안 쓰고 일기장에 써 혼자만 볼 수도 있다. 내 타고난 성향대로라면 사람들 앞에 나서거나 나를 표현하거나 심지어 누군가 나를 기억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하는데, 올해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다. 그래서 공개적인 곳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내가 유명해지는 게 싫은 줄 알았다. 그런데 사실은 유명세 자체가 싫은 게 아니라 내가 나를 낮게 보니까 그게 온 세상에 탄로날까봐, 가십거리가 되거나 구설수에 오를까봐 그게 두려운 거라는 걸 깨달았다.

아무것도 아닌 내가 하는 말은,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닌 이상 대부분 들어주지 않는다. 내가 진실을 말하고  사람이 거짓말을 말해도  사람의 힘이  세면 사람들은  사람 말을 믿는다.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이 짧았다.  혼자가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지켜내기 위해선 조금  멋지고, 조금  영향력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지금까지 나의 무능력으로 지키지 못한 사람이 너무 많다. 이제는 그러고 싶지 않다. 그래서 조금은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람은 반짝이는 시기가 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인데, 겉모습은 아직 작고 약해 보일지라도 내가 보는 나는 예전보다 훨씬 빛나고 단단해졌다. 잘못하지 않고도 숨는 바보였지만 이제는 숨지 않으려고 한다. 이 마음과 반짝임이 진주처럼 은은하게 오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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