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마취 들어갑니다. 아파요, 따끔~"
기구가 잇몸 사이사이를 오가며 치아에 닿을 때마다 통증이 느껴졌다. 원장님이 물으셨다.
치간칫솔 잘 사용하고 계시죠?
잘 안 닦였는데요
아… 자꾸 잊어버려서, 닦다가 안 닦다가 하네요…
오늘은 치간칫솔 사용하는 법 다시 알려드릴게요. 배우고 가세요.
치위생사 선생님이 다시 치간칫솔 사용법을 꼼꼼히 교육을 해주셨다.
치과에 올 때마다 배우지만, 집에 돌아오면 또 잊는다.
익숙하지 않은 동작이라 번거롭고, 무엇보다 눈에 잘 보이지 않으니 신경이 덜 간다.
그때 문득 깨달았다.
글쓰기와 치아관리는 많이 닮아 있다.
필요하다는 걸 알지만, 잘 하지 않게 되는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글쓰기를 미루는 세 가지 이유
첫째. 눈에 안 보인다.
치아도, 글도, 마음도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자기경영노트>>에서 피터 드러커가 말했듯, '측정할 수 없는것은 관리할 수 없다.'
당장 눈에 잘 보이지 않으니,
마음에서도 금새 잊힌다.
세상에는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매일 나를 지탱하는 것들이 있다.
글도, 치아도,마음도, 신경 쓰지 않으면 금세 흐릿해진다.
보이지 않는 것을 돌보는 정성이 결국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
둘째. 번거롭고 정성이 필요하다.
치간칫솔 사용법도 글쓰기도 습관이 되기 전까지는 의식적인 에너지가 필요하다.
마음에도 근력이 필요하듯 글쓰기는 생각의 근육이 많이 필요하다.
자주 사용했던 부위가 아니라서 에너지는 배로 든다. 그래서 더 쉽게 미뤄진다.
글쓰기는 마음의 근육을 단련하는 일이다.
익숙하지 않아서 힘들 뿐, 써보는 매 순간이 나를 조금씩 단단하게 만든다.
번거로움은 성장의 또다른 이름이다.
셋째. 당장 불편하지 않다.
치아는 아프기 전까지, 글은 쓰지 않아도, 당장 큰 문제는 없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부정적인 감정은 종이위에 감정을 꺼내 명명해주는것만으로도 관리가 가능해진다.
하지만억압하고 방치하면 무의식속에 쌓이기 마련이고 관계에서 아픔이 발생한다.
생각도 마찬가지이다. 부정적인 생각은 습관이 된다. 시간이 지나면 감정과 생각의 플라그가 쌓인다.
치아에 플라그가 쌓이면 잇몸이 붓듯, 생각에도 플라그가 쌓이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래서 글쓰기는 마음의 칫솔질이다.
매일 한 줄이라도 쓰면, 생각의 플라그가 조금씩 닦인다.
그래서 나는 반대로 해보기로 했다.
매일 5분, 최소한의 3가지 루틴으로 정했다.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최소한의 루틴 3가지
첫째. 눈에 보이게 꺼내두기
오늘 쓸 주제나 감정을 포스트잇에 적어 눈앞에 붙이기
보이지 않으면 마음도 잊게 된다.
매일 보이는곳에 기록을 해두는 일.
그 작은 실천만으로도 볼때마다 찜찜해서라도 한줄 적게된다.
둘째. 일단 써보기
문장보다 느낌을 먼저 꺼내기. 짧아도 괜찮고, 틀려도 괜찮다.
닦아야 윤이 나듯, 써야 생각이 빛난다.
셋째. 나를 위한 스위치 만들기
글을 미루는 날엔 ‘오늘은 안 썼다’는 한 줄이라도 적기.
그리고 내일 몇 시에 한 줄 쓸지 정하고 기록하기.
그 문장이 내일의 동력이 된다. 죄책감이 아니라 책임감의 스위치다.
닦지 않으면 무너지는 건 치아만이 아니다. 글도, 마음도, 매일 닦아야 빛이 난다.
우리는 보이는 일에는 정성을 다하지만, 보이지 않는 일에는 쉽게 게을러진다.
그러나 진짜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건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정성이다.
오늘도 나를 닦는 시간, 그 짧은 5분이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