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가장 쉬운방법

by 윤다온



한해를 마감하기전, 건강을 점검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일산의 한 종합병원을 찾았다. 아침 8시, 문진표 작성. 혈압재고 채혈을한뒤 방사선과에서 엑스레이 촬영과 유방암 검사까지 마쳤다. 2층 산부인과가서 자궁경부암 검사받고 오세요. 2층 대기실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아니, 이제 와서 5층으로 가라구요요? 미리 말했어야죠. 30분이나 기다리게 했자나!”
50대로 보이는 여성이 간호사에게 쏘아붙였다.간호사의 얼굴에는 억울함과 당황스러움이 섞여 있었다. 조용한 2층 대기실에는 긴장감이 흘렀고 사람들의 시선이 고정됐다. 사람은 일이 꼬이거나 오래 기다리는 상황에서 누구나 불편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아마 그 여성도 내 시간을 허비했다는 생각에 화가 났을 것이다.겉으로는 직원의 실수를 지적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다르게 들렸다. '나는 지금 마음의 여유가 없어, 근데 왜 힘든상황이 벌어지는거야'라는 마음의 외침처럼 들렸다.

우리는 상황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남아 있는 여유의 양만큼 반응한다.
상대의 실수는 불가피할 때도 있고, 지나고나서보면 별것 아닐 때가 있다. 하지만 그것을 분노로 터뜨리는 순간, 그 부담은 결국 자기 몸과 마음에 가장 먼저 닿는다. 나는 문득 생각했다.
그 여성은 혹시 많이 지친 건 아니었을까? 몸이 힘들면 마음의 공간도 함께 줄어들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나 그런 순간을 맞는다. 그래서 기억하고 싶다. 오늘의 기분과 하루의 질은 상대의 실수가 아니라 내 안의 여유 상태가 결정한다는 것을 말이다. 마음이 넓어져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기술을 말하는 것이다. 화를 내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분명 있다.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는 평온함, 바꿀 수 있는 것에 행동하는 용기. 두 가지를 구분하는 지혜가 우리를 단단하게 한다. 나는 그 지혜를 기르기 위해 오늘도 이렇게 글을 쓴다.우리에게 필요한 건 더 강한 마음이 아니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마음의 여유다.
잠시 멈추고 여유를 회복하면, 같은 상황도 전혀 다른 세상처럼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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