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하나, 건강하게 만드는 행동

by 윤다온

2024년 10월부터 인슐린 저항성을 관리하는 식사를 시작했다. 처음부터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던 건 아니다. 식사량을 대폭 줄이고 쫄쫄 굶는 다이어트가 아니었다.식사 순서를 조금 바꿨을 뿐이다.
샐러드나 야채처럼 혈당이 천천히 오르는 음식부터 먹는 것.
하루 16시간은 공복으로 두고 8시간 안에서 식사를 마치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식사 습관은 내게 건강한 몸과 마음을 선물처럼 가져다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정용 혈당기도 하나 구매했다. 병원에서 쓰는 전문 기계는 아니다.
가성비 좋은 저렴하고 편리한 제품. 집에서 혼자부담 없이 써볼 수 있는 정도였다.

2020년 무기력과 번아웃을 반복했다. 이대로 계속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다.
그때도 몸에 큰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다.다만 예전보다 몸이 무겁게 느껴졌다. 회복이 더딘 날이 잦아졌다. 크게 아픈 건 아니었지만 그 상태가 계속되는 게 신경 쓰였다.
그래서 공복 혈당을 재고 가끔 식후 혈당도 확인했다.방법은 생각보다 쉬웠다.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하루에 한 번, 많아야 두 번이면 충분했다.

혈당을 재는 행동이 나를 갑자기 더 건강하게 만든 건 아니었다.체중이 급격히 줄지도 않았고 생활이 완전히 바뀐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한 변화는 있었다. 수치를 한 번 확인하고 나면 따뜻한 물을 한 잔 더 마시게 되었다. 먹고 싶은 음식이 눈앞에 있어도 혈당이 덜 오르는 음식부터 먹게 되었다.
혈당 수치를 직접 눈으로 보니 정크푸드 앞에서 몸이 반응했다. 억지로 참은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다. 이 행동의 힘은 나를 바꾸는 데 있는 게 아니었다. 나를 계속 신경 쓰게 만드는 데 있었다.
사람은 자신을 바꾸려고 애쓸 때보다, 자신을 계속 보게 될 때 조금씩 달라진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그 한 걸음이 오늘의 나를 내가 원하던 건강한 쪽으로 조용히 옮겨놓았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이 변화들을 글로 남기고 싶어졌다. 잘 정리된 정보라기보다는 지금의 나를 지나온 흔적 같은 것들로. 책을 쓰고 싶다는 마음도 그 무렵 생겼다. 내가 겪은 변화가 누군가에게는 정답이 아니라 하나의 참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글을 쓰다 보니 신기하게도 문제가 또렷해졌다.
무엇이 불편한지 무엇을 바꾸고 싶은지 무엇은 굳이 바꾸지 않아도 되는지. 그러면서 나는 내 문제를 하나씩 정리해 나갔다. 그중 하나는 건강 문제였다.

글쓰기는 나에게 있어 건강을 더 신경쓰게 행동하는 도구 중 하나였다. 나의 문제를 더 선명하게 인식하게 해주었다. 내가 어디에 서 있고 어느 방향으로 가고 싶은지를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그래서 나는 거창한 결심 대신 작은 행동들을 선택할 수 있었다.물론 이 방식이 모두에게 필요하지는 않다. 혈당을 재는 일이 부담이 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음식 먹는 즐거움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 사람도 있다. 간헐적 단식이 맞지 않는 사람도 분명 있다.다만 그 당시의 나는 많이 피곤했다. 과체중이라 체중도 줄여야 하는 상태였다.식단을 조절한 뒤 체중이 줄었다. 무엇보다 지속적인 피로감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그래서 이 방법은 그 시기의 나에게 맞았던 선택이었다.

혈당기가 아니어도 괜찮다. 체온을 재는 일. 취침 시간을 적어보는 일. 하루 한 번 몸 상태를 떠올려보는 순간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크기가 아니라 방향이다.
하루에 하나,건강을 더 신경 쓰게 만드는 행동.그 행동이 나를 하루아침에 바꾸지 않아도 괜찮다.
다만 그 행동들이 반복되면, 어느 순간 예전보다 건강해진 나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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