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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 Kiwon Jan 22. 2017

주주의 권익 침해

430억 불법 지원으로 본 주주 이익 침해

주식을 산다는 것은 해당 기업의 소유주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주식 매수가 갖는 의미는 이 세상의 투자자만큼 다양하지만, 주식을 산면 해당 기업의 주주로서 의결권을 가지며 '주주'가 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주주총회를 통해 기업의 기본 조직과 경영에 관한 중요한 사항을 결정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기업이 창출하는 이익의 분배를 요구할 수 있고, 기업의 이익 성장에 따르는 과실을 함께 향유할 수 있습니다. 많은 투자자들은 주식을 매수하며 해당 주식을 가까운 시일에 더 높은 가격에 팔아 차익을 얻는 것에 집중하지만, 본질은 '기업의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최근 S 그룹의 최순실 430억 불법 지원이 논란입니다. 오너 개인의 이익을 위한 자발적 뇌물이었는지, 권력자의 강압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지원이었는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단어 선택에 조심스럽습니다. 결론이 무엇이든, 해당 행위는 S 그룹의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권리를 침해한 중대한 사안임엔 분명합니다.


430억 출처가 개인 자금인지, 그룹 내 핵시 기업인지, 혹은 다른 계열사에서도 지원이 이루어졌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편의상 A 기업에서 전액 지원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A 기업의 지분을 1% 보유한 주주입니다. 그룹의 오너(대주주이자 경영자)를 위해 A 기업에서 430억을 불법 지원 자금으로 지출한다고 하면, 이는 명백히 제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왜냐하면 그 430억은 모든 주주들에게 귀속되는 회사의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1%를 보유한 주주이니 430억 중 1%에 해당하는 4.3억에 대한 권리가 있습니다. 만약 그룹 오너의 지분율이 20%라고 하면, 20%의 지분을 보유한 주주 한 명의 사적인 자금 사용을 위해 80%를 보유하는 다른 주주들이 손해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더구나 이번 케이스는 해당 오너의 안정적인 지분 확보를 위한 불법 자금 지원이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큽니다. 핵심은 어느 한 주주의 지분 확보/지배력 확대를 위해 회사의 자금을 불법적으로 동원함으로써 다른 주주들의 이익과 권리를 침해한 것인데요, S 그룹 내 두 계열사 합병 및 합병 성사로 오너의 S 그룹 핵심 기업 지분 증대로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이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회사 자금을 불법적으로 사용한 것입니다. 이는 횡령죄가 성립될 수 있는 사안입니다.


소유와 경영이 일치하는(대주주=경영자) 국내에서 종종 이런 일들이 발생합니다. H 그룹의 모 회장도 현재 관련 이슈들로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죠. 오너 일가의 기업 자산 개인적 남용, 다른 주주를 등한시 하는 문화, 회사의 발전보다는 대주주인 오너를 위해 일하는 기업 문화 등, 이런 점은 기업이 제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중 하나입니다.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되었음에도 불경스러운 일이 반복되는 원인 중 하나는 아마 회사를 개인/가족의 전유물/재산으로 생각하는 기업 오너(가족)의 잘못된 인식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합니다. 아버지 또는 할아버지 대에서 사업을 시작하여,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형성된 애착과 주인의식 등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본 투자에 참여한 다른 주주들 역시 기업의 운명과 기꺼이 함께 하겠다는 뜻을 보인 소중한 파트너입니다. 소액주주이든 외국인 주주이든 그들의 권리와 재산권은 지켜져야 마땅합니다.


소유와 경영의 일치가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것이 그렇든 장점과 단점이 존재하죠. 대주주가 직접 경영을 맡으면 주주와 경영자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며 '대리인 문제(agency problem)'가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워렌 버핏은 창업자로부터 기업을 인수할 때 약 20% 정도의 지분은 창업자가 계속 보유하며 경영을 지속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주주를 중시하는 경영 문화, 행동주의 문화의 확산을 통해 모든 주주가 존중받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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