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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 토끼 네 마리 Feb 09. 2023

잘하는 것 찾기

아줌마의 꿈_7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두 가지 색 꽃병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요즘 “내가 잘하는 게 무엇일까?”

나이 마흔 넘어 잘하는 것에 대한 질문을 받아본 적도 스스로 해본 적도 없다. 그러기에 한참 생각해 본다. 딱히… 모르겠다. 없는 것인가? 읽던 책을 멈추고 커피를 마시며 다시 생각해 본다. 답이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궁금해진다. 잘하는 게 없다고 능력이 없다거나 의미 없이 살아가는 건 아닐 텐데…

맞다! 굳이 크게 업적을 남길 만큼 남에게 소개할 만큼 잘할 필요는 없다. 그런 것만 잘한다고 할 필요도 없다.

어찌 보면,

흰색과 빨간색 꽃을 골라 나름 잘 꽃병에 꽂은 것도 잘했다: 기분이 멍해질 때 꽃을 보며 힘낼 수 있게 화려한 꽃꽂이는 아니어도 기운 나게 적재적소에 잘 놓았다.

아이 문제집을 채점했다. 참 잘했다.:내가 스스로 계산해서가 아니고 차분하게 색연필 들고 답지를 보며 문제점을 파악하며 잘 채점했다.

식탁테이블을 정리했다.: 뭔가 생각이 많아질 때 청소를 하는 나로서는 참 오늘 식탁 깨끗하게 잘 정리했다. 잘했네.

각종 재료로 잡채를 만들었다.: 아주 맛나게 만드는 솜씨는 아니지만, 있는 재료 다 넣고 내 손으로 만들었다.

생각해 보니 잘하는 것이 생각보다 많다. 오늘도 우리 가족이 밥 먹고 학교 가고 생활하는 것이 순조롭게 지나가게 척척 잘 해낸 것이다.


누가 점수 매기고 남과 비교해서 잘하는 것도 있지만, 나 스스로 하루를 잘 지나게 한 것도 ‘잘한’ 일 같다. 우리는 어쩌면 익숙해지게 잘하고 있는 일이 참 많을 것이다. 남들이 알아주면 더 좋겠지만, 아니어도 나 스스로 아이 칭찬스티커 붙여주 듯 한 번씩 다독여 주자.

오늘도 감사하게 잘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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