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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정연 Jan 09. 2019

버거운 선택 vs 가벼운 선택

지금은 종방이 되었지만, 예전에 무한도전 프로에 ‘Yes or No 인생극장 특집’에서 선택의 중요성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점심으로 ‘짜장면과 짬뽕’을 선택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짬뽕을 선택한 박명수는 호텔에서 커피와 함께 킥보드를 타고 조기 퇴근한다. 반면에 같이 짬뽕을 선택한 정준하는 후식을 선택하는 코너에서 녹차를 주문했는데 결국 보성녹차밭까지 가게 된다. 짜장면을 선택한 정형돈은 배를 타고 제주도 최남단에 있는 마라도 섬까지 가지만 호리병에 담긴 짜장면을 구경만 하다가 울부짖는다.

이때 유재석은 장 폴 사르트르의 명언인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다.” 언급했다. B = Birth, D = Death, C = Choice의 약자로 선택이라는 단어를 삶과 죽음 사이에 두는 걸 보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선택과 직면해 있는지 알 수 있다.

아이들 역시 눈을 뜨자마자 선택권에 놓여있다.

‘이불을 박차고 일어날 선택 vs 누워서 스마트폰을 볼 선택’

‘예습할 선택 vs 잡담할 선택’

‘시험준비 할 선택 vs 미루는 선택’

이외에도 이것과 저것 중에 무엇을 선택할지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어른도 마찬가지겠지만 버거운 선택보다는 가벼운 선택을 더 선호한다. 그 이유는? 가볍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벼운 선택은 어디까지나 가벼워 습관으로 자리 잡기가 쉽다. 선택하는 면에서 우리는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할까?

예지 그레고릭은 15살 때 알코올 중독환자였다. 학년으로 보면 중2 때 알코올 중독환자였는데 수년 전부터 술에 의존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는 이를 극복하고 19살에 소방관이 된다. 바꿔서 말하면 상담하면서 특히 남학생들의 고질적인 상담 내용은 ‘게임 중독’이다. 하루가 멀다고 게임에 빠져 살고, 학교 종이 울리자마자 피시방에 달려가 자리 잡기에 정신이 없다. 예전에 중학교 2학년 학생이 부모님 손에 끌려온 적이 있었다. 학생이 새벽에도 몰래 게임에 빠져서 부모님이 정신병원에 입원까지 시켰다. 입원하고 나와서는 지금까지 게임을 못 한 보상심리를 위해서 더 게임에 빠져서 데리고 왔었다.

그런데 예지 그레고릭은 게임 중독이 아니라 성인들도 극복하기 어렵다는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는 선택을 하게 된 것이다. 심지어 그 후 그레고릭은 미국으로 와서 세계 역도 선수권 대회에서 4번의 우승과 세계 신기록까지 달성하게 된다. 또한, 1998년 버몬트 예술 대학에서 문예 창작과 석사학위를 받으면서 지적인 성장도 그는 선택한다. 그의 선택 비결은 무엇일까?

“내 삶에는 많은 선택이 있었다. 지금, 이 순간보다 더 어려운 선택은 무엇이고, 더 쉬운 선택은 무엇인가?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나는 망설임 없이 ‘더 어려운 선택’을 했다. 어려운 선택을 하는 순간 오래된 낡은 생각 패턴에 젖어있던 뇌가 깨어나면서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내는 일에 뛰어들기 때문이다,” -예지 그레고릭

사람은 일어나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고, 자다가 지치면 일어나고 싶은 것처럼 원래 편안함을 추구하고 있다. 인생을 누리면서 편히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쉽고 편한 결정을 내린다. 그 결정으로 인한 결과에 합리화시키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걸림돌만 더 만든다. 항상 힘들고 버거운 선택만은 할 수 없다. 때때로 즐거움을 위해서 가벼운 선택을 하며 기분전환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가벼운 선택이 반복되면 버거운 선택을 할 시기가 왔을 때 이미 그 선택을 방해하는 많은 장애물이 나타나게 된다.

초. 중학교 전교 1등으로 모범적인 학생이 있었다. 고등학교 진학해서도 1학년 때까지 전교 1등을 할 정도로 수재였다. 참고로 여기 고등학교는 영어 90점이 넘는 학생들이 극히 드물 정도로 내신 따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그런데 2학년이 되면서 등급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처럼 끝도 없이 떨어지게 되었다. 그 학생은 이런 말을 하였다.

“1학년 때 등급이 괜찮아서 겨울 방학 때 게임 좀 했어요. 2학년 때도 시험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아 시험공부를 미루었더니 그렇게 되었어요. 그런데 다시 시작하려고 하니 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 학생은 2학년 때 지금까지 미처 하지 못한 일들이 너무 많고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조절이 필요했지만, 너무나 힘들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을 잡지 못했다. 결국은 3학년 때 6등급으로 하락하여 간신히 대학교에 진학하였다. 가벼운 선택을 할 수도 있지만, 그 선택은 우리를 나태함에 빠지게 하는 것보다 우리 앞에 장애물을 하나씩 놓아둔다. 그 장애물을 즉시 치우는 방법은 버거운 선택밖에 없다. 오늘 해야 할 일들을 미루고 미루면 그 일들은 산더미처럼 쌓여 결국은 걸림돌이 되고 많다. 그 일들을 빨리 해치워야만 장애물을 걷는다. 오늘 공부할 수학을 미루고, 내일 공부할 영어도 미루고……. 이런 식으로 계속 미루다 결국은 자신의 꿈을 뒷받침해줄 도구들이 걸림돌이 되어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더 가벼운 선택으로 자신은 회피하게 된다.

버거운 선택은 장애물을 치우며 그로 인한 결과가 어떠하든 만족감을 준다. 먼저 버거운 선택을 하면 앞으로 한 발자국 더 나아가는 장점과 장애물도 치우게 된다. 그렇다고 무조건 버거운 선택이 옳다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버거운 선택도 있다. 하지만 가벼운 선택은 우리에게 후회와 장애물만 남긴다. 하지만 버거운 선택이 잘못되었다 하더라도 최소 장애물은 남기지 않을뿐더러 내적 만족감과 함께 더 성장하는 성공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성공이 찾아오는 때가 언제일까?

소중하고 꼭 이루고 싶은 가치 있는 것들은 한꺼번에 몰아 시간과 선택을 버거운 쪽에 마지막에 모두 집중했다고 해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마치 시험이 아직 멀었다고 그리고 입시가 멀었다고 가벼운 선택과 함께 손을 놓기만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막상 코앞에 다가왔을 때 정신없이 해도 모자랄 판에 기껏 며칠 밤을 새웠다고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온 적이 있는가? 없다. 몸만 피곤하고 오히려 결과를 보고 자신이 노력한 만큼 못 나왔다고 합리화만 시킨다.

소중하고 가치 있는 성공은 ‘순차적’으로 발생한다.

지금 우리가 무슨 선택을 하는지에 성공도 달려있다. 버거운 선택을 하는 자체가 성공을 선택한 것이다. 꿈과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먼 미래가 아니라 현재 동시다발적인 성격이다. 우리가 지금 차례로 하나하나 올바른 선택으로 나아갈 때 성공은 발생하게 된다.

버거운 선택은 만족감과 자신에 양심에도 떳떳하지만, 가끔 그 선택이 의심이 들 때가 있다. ‘이렇게 열심히 한다고 도움이 되는 걸까? 친구들은 즐겁게 놀기만 하는데, 나는 무엇인가 놓치는 게 아닐까?’라는 의심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건 의심이란 표현보다는 ‘나른함’이란 표현이 적당하다. 나른함이 현재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이 맞는지 의심을 만들기 때문이다. 걸림돌 없이 순조롭게 꿈을 달성한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목표를 정하고 나아가면서 자신이 맞게 가고 있는지 의심을 한다. 물론 자신이 가고 있는 방향을 ‘점검’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의심은 불필요하다. 의심은 또 다른 의심의 꼬리를 물다가 결국 주변 영향에 의해 변덕을 부린다. ‘인생은 즐기면서 짧고 굵게 살아야 해!’라는 변덕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변덕은 어디까지나 변덕이기에 반복이 된다.

‘인생은 즐기면서 살아야!’ 한다고 변덕을 부린 학생들이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라고 변덕을 부린다. 그런데 변덕은 또 다른 변덕을 불러일으키기에 ‘그래도 인생은 즐기면서 살아야지’라고 또 변덕을 부리다 고3 수시 지원까지 오게 된다. 자신의 꿈을 위한 선택에 나른함이 올 때가 바로 더 직진하라는 신호다. 다이어트 효과도 배고픔에 절정을 극복할 때 효과가 더 큰 것처럼 자신의 선택에 나른함이 밀려올 때가 바로 꿈을 향해 더 성큼 나아가는 자극제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침의 신선함이 나른함으로 바뀌고 다리 근육은 긴장으로 후들거리며, 올라가야 할 길은 끝이 없고 갑자기 아무것도 당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이때가 바로 당신이 멈춰서는 안 될 때이다.” -덕 하마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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