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는 광물 중에 가장 단단한 광물이다. 그 무엇에도 깨지지 않는다는 의미가 있어서 결혼반지를 맞출 때 다이아몬드를 많이 찾는다.

영화 '어바웃타임'에는 다이아반지 등장은 없습니다...


그 의미는 낭만적이지만 가격은 사악하다. 그런데 요즘 그 가격이 대폭 하락했다. 왜냐하면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덕분이다.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다이아몬드이다.


옛날 연금술사들이 그토록 원하던 일을 21세기에 성공시킨 것이다. 연금술사는 자연에 있는 물질들 이것저것을 섞어 끓이면 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다.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연구진들이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고온 고압이라는 조건에서 만들었다는 것도 어쩌면 연금술사와 비슷하다.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1세대 공정 방법) 불가능한 일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그 이유는 재료에 있다. 다이아몬드를 만들기 위한 재료는 흑연이다. 연필심의 주 성분인 흑연 말이다. 흑연은 탄소 원자 6개로 이루어져 있다. 놀랍게도 다이아몬드도 탄소 원자로만 이루어져 있다. 즉, 흑연과 다이아몬드는 동일하게 탄소 원자로만 이루어진 물질이다. 그렇다면 똑같이 탄소로만 이루어진 물질인데 왜 어떤 것은 흑연이 되고 어떤 것은 비싼 다이아몬드가 되는 걸까?


바로 구조의 차이 때문이다. 흑연은 탄소 원자 6개가 육각형 벌집 구조를 이루고 있다. 탄소 원자 사이의 각도는 120도이다. 그 벌집구조가 층으로 겹쳐 모인 것이 흑연인 것이다. 반면 다이아몬드는 탄소 원자 5개가 정삼면체 구조를 이루고 있다. 탄소 원자 사이의 각도는 109.5도이다. 정삼면체 구조로 평면이 아닌 입체구조를 가진다. 똑같은 탄소로만 이루어진 물질이지만 탄소 원자들의 구조로 인해 특성이 달라지게 된다.

(좌) 다이아몬드 구조 (우) 흑연 구조


그래서 연구진들은 탄소 구조만 잘 바꾸면 흑연에서 다이아몬드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물론 그 "잘"이 힘들다. 연구진들은 천연 다이아몬드가 생성되는 것 같이 고온, 고압의 환경을 인위적으로 구현해서 공정 과정을 "잘" 처리했고 다이아몬드를 만들었다.(1세대 방식) 그렇게 실험실에서 다이아몬드가 탄생했다.


연구진들이 다이아몬드를 만들어내는 건 성공했는데 왜 연금술사들은 금을 만들어내지 못했을까? 단순히 옛날이었기 때문에? 아니다. 비법은 재료에 있다. 원하는 '결과물'과 '재료'가 같은 원소여야만 한다. 이 '원소'는 물질을 이루는 최소 단위로 쪼개지거나 다른 원소로 바뀌지 않는다. 금을 원한다면 금을 이루는 원소가 연금술의 재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금을 이루는 원소는 금(Au)이다. 금을 만들고 싶으면 금이 필요한 셈이다.... 반면, 다이아몬드를 이루는 원소는 탄소(C)이고 흑연을 이루는 원소도 탄소(C)이기 때문에 다이아몬드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자연의 다이아몬드와 구조가 완전히 같아서 전문가들도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탄생 과정은 다르지만, 빛나는 모습은 같다. 이제는 결혼반지를 고를 때 더욱 중요한 건 다이아몬드의 정도가 아니라, 전하는 의미가 될 것이다. (나도 받아봤으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2세대 공정 방법: 씨앗이 되는 다이아몬드에 흑연이 정사면체 구조로 쌓이도록 하는 방식.
(1세대 방식은 흑연을 다이아몬드로 완전히 바꾸는 방법이고, 2세대 방식은 다이아몬드를 눈덩이처럼 불리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