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헤어짐은 쥐약이야

by 두움큼

알고 있다. 만남과 헤어짐이 있고, 삶과 죽음이 있다는 것.

우리 인생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는 상호작용 같은 것인데,

헤어짐은 참 담담히 받아들이는 게 힘들고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물건에 집착하는 건 아니지만 8년째 쓰고 있는 아이폰 11 프로.

길게는 15년째, 거의 10년은 넘게 입고 있는 좋아하는 옷들.

하물며 물건도 정이 들어 쉽사리 바꾸거나 버리지 못한다.


헤어짐이 얼마나 아프고 외롭고 괴로운지 여러 차례 경험이 말해주었다.

초등학교 때 무지개다리를 건넌 강아지 두 마리를 시작으로

뺑소니 사고로 돌아가신 할아버지.(힘들어하는 아빠를 보는 게 더 힘들었던...)

뇌출혈로 갑자기 떠난 아빠.

휘귀병으로 먼저 간 언니와 언니를 따라 간 형부.

그리고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내 조카.

더 나열하기에 길고 긴... 가족들과의 헤어짐.

(죽음은 나의 삶에 왜 이렇게 가깝게 있는 건지...

때때로 넘쳐흐르는 슬픔과 눈물과 통증을 감당하기 힘들다.)


강도의 차이야 있겠지만 죽음으로 헤어짐, 그뿐이 아니다.

마음에 깊이 담았던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

매일 얼굴 보며 일했던 동료의 퇴사.

제주에서 강원도로 이사오며 마음을 나누고 정들었던 사람들과의 이별.


삶과 죽음이 있는 인생에서 먼저 떠나간 사람들과 인연이 다하여 헤어진 사람들.

어떤 모양이든 헤어진다는 것 자체가 힘들다.

다시 볼 수 없는, 보는 것이 힘들어지는, 다음을 기약할 수 없는...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마음의 문을 더 잘 열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내 사람이 되면 나는 헤어짐이 오는 순간, 눈물부터 차오르고 또 아프고 힘드니까.

마음의 정리를 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니까.


봄이 오고 가고, 여름이 오고 가고,

가을이 오고 가고, 겨울이 오고 가듯이

자연의 섭리와도 같은 것이라고 슬프지만,

슬프겠지만 그래도

언제쯤이면 모든 헤어짐 앞에 무너지지 않고

태연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여전히 헤어지는 게 쥐약인 나는

그럼에도 사람들을 만나고, 그러다 마음을 열고,

사랑을 하고, 삶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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