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번째 생일을 정말로 맞이하게 될 줄은
삼십 대 열 번의 생일을 보내는 동안에도 실감하지 못했다.
마흔 번째 생일을 ‘이렇게’ 맞이하게 될 줄도.
막연하지만 ‘그때쯤이면’ 결혼은 하지 않았을까?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다정한 신혼생활을 할 수도 있겠다.
잘하면 아기가 한 명은 있을 수도 있겠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미래를 행복한 상상으로 채워 놓았었다.
내 인생의 시곗바늘만 더 빨리 지나갔을 일이 없는데... 벌써 그때쯤의 ‘그때’가 되어 버렸다.
더구나 명절이 끼여있는 생일엔 여느 집처럼 친척들에게 듣는 덕담 같은 잔소리에
나조차도 ‘지금까지 나 뭐 하고 살았더라?’
빠르게만 지나간 세월이 야속하게 느껴진다.
지금의 내 삶이 충분히 감사하고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충실히 살아온,
혼자여서, 혼자여도 잘 살아온 내가 좋은데도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생일에는 어릴 때만큼 부푼 마음은 사라졌어도 내가 나 자신에게 해주는 축하와 격려가 더 크게 와닿는다.
생일만큼은 후하디 후하게 나를 치켜세워준다.
태어나길 잘했다고.
지금까지 훌륭하고 기특하게 잘해왔고,
살아볼 만한 삶을 살고 있다고.
혹시 있을지 모를 지구 반대편의 내가
부러워할 만큼 잘 살고 있다고.
그리고 무엇보다
마흔 살의 올해 브런치를 시작한 건 정말 잘했다고.
앞으로 부지불식간에 지나가는 찰나를 글로 남기겠다고 다짐도 한다.
온통 나의 세계인 브런치라는 공간이 꽤나 마음에 흡족한 만큼
여기에 오시는 분들이 조금 오래 머무르는 공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생일자는 두 손을 꼭 맞잡고 소원을 빌어 본다.
(또 막연하겠지만 언제쯤 내 남편과 아기에게 생일을 축하받는 날이 오길 상상하며...)
두움큼님, 마흔 번째 생일을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