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이 되던 해 언니는 고운 숙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형부는 이해인님 시를 읽고 있던 나에게 세상을 이 시처럼 아름답게만 보고 살면 안 된다고 하셨다.
나는 여전히 마음결이 고운 이해인님의 시처럼 살고 싶다.
그러나 사회구조적 문제, 불평등, 이데올로기, 모순 이런 것들을 외면하지 않는,
그렇다고 모자람만 못하게 넘치지 않는 선에서 세상을 보는 어른이 되었다.
되돌아보니 인생의 수업료를 톡톡히 치르고 얻어진 깨달음이었다.
무엇이든 넘치는 것은 위험할 수 있고, 한 면만 보는 것은 우둔할 수 있다는 것.
내 시간과 에너지를 온통 쏟아내고, 끝내 가보고 난 뒤 그제야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가성비가 떨어져도 어쩔 수 없다.
고운 숙녀와 아름답게만 세상을 보지 않는 어른 사이에서 인생의 수업료는 필요했던 것이었다.
나는 지금도 어떠한 수업료를 내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