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미야 Dec 19. 2020

겨울이 되고서 알게 된 것

단풍은 가을에 지는 것임을

겨울을 맞이하고 자연을 둘러보니 여름 내내 나무에 붙어서 풍성했던 푸른 잎들은 모두 저버리고 앙상한 가지만을 드러낸 나무들이 눈에 들어왔다. 매년 되풀이되는 것이 계절의 변화이고, 매번 가을에는 단풍이 들고 겨울에는 잎이 지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왜 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을까 하는 한 가지 생각에 빠져들었다. 


올여름도 어김없이 태풍과 장마가 우리를 지나갔다. 밑동까지 뽑힐 정도로 강한 바람과 태풍을 마주했을 때 잎새들은 심하게 팔랑거렸지만 굳게 자기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계절이 바뀌고 잔잔한 가을을 지나면서 그 잎새들은 힘없는 산들바람에도 이기지 못하고 낙엽이 되어서 나뭇가지와 작별을 고한다. 


태풍과 폭염, 장마라는 시련을 거친 나무들은 성숙했다. 외부의 시련 때문에 잎새들을 포기하지 않았다. 단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때가 되었을 때 스스로 잎새들과 이별을 하는 변화를 선택했다. 이걸 보면서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고 일반화하는 것이 지나친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나무들은 모두 그랬다. 


지금 내가 힘든 일을 겪고 있다고 생각이 된다면, 이런 나무들을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힘든 일 때문에 한창 봄이나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잎새들과 작별하는 선택을 할지, 아님 때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스스로 보내주는 선택을 할지. 물론 그렇다. 생각만큼 행동이 쉽지 않음을. 하지만 생각만으로도 용기를 얻었다만, 행동하는 것도 처음보단 힘들지 않을 것임을 우리는 또한 잘 알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불멸에 도전하는 인간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