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와 부모가 함께 만드는 성장 이야기
느린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늘 느림을 배우는 시간이다.
빠르게 달려야 한다고 다그치는 세상 속에서, 아이들은 자기만의 속도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
그 속도를 존중하고 기다려주는 것이 얼마나 큰 용기인지, 나는 이 일을 하며 매번 깨닫는다.
교사라는 이름으로 아이들과 마주 앉아 있지만, 사실 내가 배우는 날이 훨씬 많다. 아이가 처음으로 내 눈을 바라본 날, 내가 건넨 말을 작게나마 따라 한 날, 그 순간마다 나는 이 길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느낀다.
변화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그 느린 발걸음 속에서 분명 아이는 성장하고 있다.
부모님들의 마음도 잘 안다.
지치고, 답답하고,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탓하는 순간도 많다는 걸 안다. 하지만 꼭 말하고 싶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멈춘 것이 아니라고. 아이는 분명 자라고 있다고. 오늘 보이지 않던 변화가 내일, 혹은 내년 어느 날 갑자기 눈앞에 피어날지도 모른다고.
교사에게도, 부모님에게도 이 길은 길고 고단하다.
그러나 우리가 함께 이 느림을 견뎌내고 지켜본다면, 그 속에서 아이는 자신만의 빛을 찾아갈 것이다.
나 역시 매일 그 빛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만난다.
혹시 오늘도 지쳐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작은 걸음들이 쌓여서 아이의 내일이 되고, 그 내일은 우리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따뜻할 거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