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면 좋은 점 3가지 공개
아이들의 순수함이 좋다.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쳤을 땐, 종종 영어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활용해서 뜬금없는 질문들을 던지곤 했다. "현준아, 안경이 개미들에게 떨어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정답이란 없는 질문에 1초도 고민도 하지 않고 대답한다. 아이들만이 갖고 있는 반짝이는 눈으로.
"개미들이 안경을 가지고 집에 들어가려다 너무 커서 못 가지고 갔어요. 그래서 흙 속에 있는 모든 철을 모아서 가위를 만들었어요! 그 가위로 안경을 작게 잘라 여왕에게 가져가는 거죠. 여왕이 일개미한테 물어봐요. "이게 뭐냐!" 일개미는 대답해요. "이것은... 무기입니다!!!" 그 순간, 개미굴에서 전쟁이 시작됐어요.
일개미는 그 무기로 여왕을 무찌르고 자신이 왕이 됐어요!"
세상에. 어떻게 그 짧은 순간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상상력을 따라가려다 나도 어른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에 무력감을 느꼈다. 아이의 머릿속에 무한한 비눗방울들이 아른거리는 듯 보였다. 아이들에게 배움을 얻는 건 늘 어른이다. 잠시 생각에 잠긴 내게 아이는 물었다. "선생님, 어른이 되면 뭐가 좋아요?" "3가지만!" 또 한 번 뒤통수를 치는 말이었다. "음... 현준이 어른 되고 싶어?" "네!" 도통 뭐가 좋은지 떠오르지 않는 사실이 부끄러운 어른이었다. 그러게. 어른이 되면 뭐가 좋은 걸까. 비겁하지만 시간을 벌기 위해 역질문을 던졌다. "그럼 현준이는 어린이여서 뭐가 좋아?"
미간을 찌푸리며 고민한 나와는 다르게 역시나 고민 없이 답했다. 그의 답변은 이러했다. 첫째는, 어른들보다 많이 놀 수 있는 것. 둘째는 인생 같은 어렵고 머리 아픈 생각을 안 해도 되는 것. 엄마가 하는 말들이 너무 어려워서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고 한다. 셋째는 말이 많은 책들을 아직은 안 읽어도 된다는 것이다.
너무 정답이잖아?
아이로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할 만한 일이 뭐가 있을지 고민했다.
내가 말한 세 가지는 이렇다. 첫째, 학원 숙제를 안 해도 되는 것. 둘째, 놀이 기구를 다 탈 수 있는 것. 셋째, 매일 아침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되는 것. 이 세 가지를 말해주자, 셋 다 너무 마음에 든다며 기대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에 나름 괜찮은 답변을 했다며 뿌듯함을 느꼈다. 어른이 되는 건 아이의 마음을 지켜주고 싶은 배려가 아닐까. 그럼에도, 어린이보다 어른이 되면 좋은 점을 분명하게 찾지 못했다.
어른도 어른이 되고플만한 이유는 뭐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