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을 만드는 아주 간단하고도 쉬운 방법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쓸까, 생각을 하다가 문득 최근에 습관을 들인 '운동하기'가 떠올랐다.
수많은 콘텐츠에서 운동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곤 한다. 운동이 신체와 정신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수많은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강조한다. 그래서 언제나 연간 목표를 세울 때나, 월간 목표를 세울 때나, 주간 목표를 세울 때나 '운동하기'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하지만 쉬이 습관이 들여지지 않는 분야이기도 했다. 종목이 문제일까. 재미있는 운동을 찾아보았다. 킥복싱, 스피닝, 홈트, 달리기. 모두 다 하면 재미있었지만 꾸준히 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럼 꾸준히 할 수 있도록 환경 설정을 해볼까. 돈을 지불해 운동을 배우면 조금은 더 꾸준히 나가겠지, 체육관에 등록해보고. 퇴근을 집이 아닌 체육관으로 하면 할까 말까 고민하지도 않겠지, 퇴근을 체육관으로 해보고.
여러 분야,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해봤지만 도무지 습관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시간이 없어서, 피곤해서, 일정과 맞지 않아서 등등. 해야 하는 이유가 서너 가지라면, 게으름은 하지 않아도 될 이유를 열 가지는 거뜬히 만들어내서 유혹했다. 처음에 야심 차게 시작했다가도, 일주일 정도 지나면 슬슬 빈도가 줄었다. 내 의지대로 선택해서 한다기보다는 꾸역꾸역 해내는 느낌이 강했다. 하고 싶은 일보다는 해야 하는 일이 되곤 했던 운동.
운동을 습관으로 붙이는 데에 몇 년을 방황하고 나서, 요즘에서야 운동이 습관이 되고 있다.
스쿼트 50개, 그날 뻐근한 부위 스트레칭 5분.
운동을 해야지, 해야지. 생각은 있는데 요새 야근이 잦아서 따로 덩어리 시간을 낼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매일 하는 루틴에 운동을 붙여보았다. '퇴근하고 와서 씻기 전에 스쿼트 10분이라도 하고 씻기.' 10분이면 해볼 만하겠지, 싶었는데 일주일 간 해본 결과 이 10분조차도 게으름과 피곤함에 지곤 했다. 한 발 물러섰다. 그럼, 딱 50개만 하자. 스쿼트 50개는 3-4분이면 하니까. 스쿼트 10분을 50개 그리고 3분으로 더 쪼갰다. 3분에 50개는 손쉽게 할 수 있었다. 오히려 3분 스쿼트를 하고 나서 끝내기 아쉬워 5분 스트레칭을 덧붙이게 되었다. 스쿼트 10분, 이라고 정했을 때는 일주일에 두 번을 채하지 못했다. 하지만 더 작게 3분에 50개로 쪼개니까 일주일에 네다섯 번도 거뜬했다.
어느덧 스쿼트에 스트레칭하는 것을 시작한 지가 2주 정도 되었다. 여태까지 이렇게 운동을 손쉽게, 부담 없이 꾸준히 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완전히 습관으로 만들었다,라고 말하기에는 실행한 기간이 짧지만 이 루틴은 저녁루틴으로 자리 잡을 듯하다. 아무리 피곤한 날에도 부담스럽지 않게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작은 루틴이 '오늘 어떤 저녁을 보내든 이것 하나만은 끝냈다'라는 몽글몽글한 성취감을 준다. 그래서 해야 하는 일보다는, 하고 싶은 일이 되어가고 있다.
이 습관을 만들며 가장 크게 와닿았던 건 아주 작게 쪼개기의 힘이다. 처음에 스쿼트 50개를 목표로 정했을 땐, 이렇게 조금 해서 무슨 운동 효과가 있을까 의문이었다. 하루 이틀 한다고 무언가 달라지지도 않았다. 하지만 2주 정도를 꾸준히 해보니, 오히려 스쿼트 10분을 목표로 잡았던 저번 달보다 스쿼트 횟수가 늘었다.
욕심부리지 말고, 조급해하지도 말고,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지도 말고.
정말 이루고 싶은 것이라면 작게, 더 작게 쪼개야겠다.
한 걸음, 한 걸음 부담 없이 내딛을 수 있어야 오래 지속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