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나비

by 시니

꽃이 아무 생각 없이 서 있다

활짝 피우지 못해 후줄근하다

힘센 나비가 찾아온다

힘을 보태준다

꽃은 활짝 핀다


나비는 꽃의 꿀을 빨아도 되겠느냐고 신사답게 묻는다

꽃은 아직 덜 피었다고 대답한다

또 나의 꿀을 주기에는 생각이 많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힘이 없을 때 바로 곁에서 지켜준 작은 나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작은 나비는 예전부터 붙어 있어서 정이 든 사이다

작은 나비는 꽃에게 힘을 주진 못했지만

꽃은 자신 곁에 오랫동안 머물러서 외롭지 않게 해 준 작은 나비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그래서 꿀이 생기면 작은 나비한테 먼저 주려는 생각이 있었다

그 이야기를 들려주니 나비는 끄덕끄덕한다

꿀이 생기면

작은 나비에게 주고

아주 조금이라도 남으면 내게도 줄 수 있냐는 질문을 한다

꽃은 생각한다

작은 나비가 기분 나빠하지 않을까

나비가 소량의 꿀에 성에 차지 않아 또 찾아오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한다

그러나 꿀을 만들어준 나비에게 고마우니 꿀을 나중에라도 더 주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내 곁을 지켜 준 작은 나비에게 꿀을 많이 주고, 힘센 나비에게는 조금 주기로 한다

다음에 꿀 풍년이 들면

작은 나비도 힘이 세어져서 훨훨 날아가면

나비에게 모든 꿀을 다 주리라 마음먹는다


고마워, 나비야

나중에 나의 모든 것을 줄게

속상해말고 나비의 따뜻한 집에서 잘 지내고 있으렴

네가 가끔씩 찾아오면 난 정말 기쁠 거야

난 세상 밝은 얼굴로 환하게 웃을 거야


꽃을 이해하는

맘 넓은 나비는 조금만 가져간다

뒷모습이 처량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꽃의 왼쪽 주머니에 있는 꽃하트를

꽃은 만지작거린다

곧 네게 줄게


나비야, 안녕

내일 또 오렴

반가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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