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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너야

by 시니

색색 알록이는 펜들이

예닐곱 늘어서 있다

무지갯빛 노래 황홀히 나온다

그건 눈요기 무늬일

노래라기엔 아우성이다

날 좀 쳐다봐 달라고

날 좀 잡아채 보라고

타인의 눈에 다정해 보이는 저 공간이

남 보기에 우러러 보이는 모습이

단지

내게 맞지 않는다면

그저

숨 헉헉 막히는 곳이라고

울음껏 호소한다


그래 알겠어

끄덕끄덕

그래도

내가 선택하지 못하더라도

네가 선택받지 못하더라도

원망은 마라

슬퍼도 마라


어차피 다음엔 너니까


너, 어디로 갈 거니

절레절레

대책 없는 대답을 앞세우고

그래, 가보자

어디든 여기보단 낫겠지

나란히가 아닌 흐트러져 있어도 충분한 곳

망가져 보여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곳

낡고 희미해져도 눈빛이 선명한 곳

거기가 바로 너의 유토피아지


오늘밤은 꿈속에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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