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번째 이야기
여러 가지로 머리가 복잡한 요즘 스스로 느끼는 감정이 하나 있습니다. "요즘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 일반적인 상황과 사건이라 하더라도 충분히 흘려보낼 수 있는데 자꾸 신경이 쓰이고 감정 하나하나가 대응을 하고 있는 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이직을 통해 변화된 환경에 따라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2022년은 제 스스로에게 감정이 태도가 되지 않고, 이성적인 판단과 상식적인 생각을 하는 어른이 되자'라고 수도 없이 다짐을 했기에 복잡한 심경이 연속인 요즘 문뜩 '이해심이 넓은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러면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을 더 많이 떠나보내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마음에서 주제를 다루게 되었습니다.
나는 이해심이 많은 사람인가?
나는 이해심이 많은 사람일까..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을 해본 적이 있는 일 일 거예요. 부끄럽지만 저는 당당하게 '예'라고 말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 중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술 먹고 술버릇이 좋지 않은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굉장히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술과 관련해서 상당히 안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술을 마시면서 적당히 자제하지 못하는 것, 인사불성이 될 때까지 마시는 행동? 등 이미 어쩔 수 없이 일어난 상황에 대해서 쿨하게 넘길 법도 한데 상당히 단호하고 예민하게 대처를 하게 되네요. 걱정에서 끝나야 할 것들이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인식되어 언쟁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소중한 관계들이 차단되어 단절되었던 경우가 종종 있었고 지난 시간들을 떠올려보면 그렇게 까지 할 필요가 없었는데 후회를 하며 보냈던 날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도저히 이래서는 다신 누군가와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어렸겠다는 판단이 들어 상대방의 행동과 의견을 존중하고 이해심이 부족한 사람이 된 그 이유에 대해서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정확한 하나의 사건이라기 보단 살아온 삶 속에 그 이유들이 존재할 것 같아요. 왜 이러한 강박을 갖게 되었는지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술을 먹고 일어났던 사건, 사고들에 원치 않게 휘말렸던 경험과 술로 인해 강력범죄들이 일어나는 문제들이 저를 그렇게 만든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특정 성으로만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여성분들에게 일어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을 보면 술이 화근이 되어 벌어지는 일들이 적지 않다는 걸 접하게 되면서 일 수도 있겠네요. 제가 정말 술버릇에 예민하고 이해심이 부족한 걸까요?
어떤 대상과 상황, 서로 간 이해관계에 상관없이 나에게서 그 이유를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밑바탕에 깔린다면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않아야 하는 게 맞다는 생각입니다. 그런 예민함이 내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는 방법이 아닐 테니까요. 가끔 정말 인식을 바꾸기 위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적당한 치료가 필요한 건 아닐까 심각하게 고민을 해본 적도 있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다시는 누군가와 오랜 시간 함께 할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 비혼을 추구했던 이유도 여기에서 비롯되었거든요.
본인의 의사이자 선택이고 자기가 가지는 결정에 의해서 판단하며 원하는 만큼 마실 수 있는 자유가 있는 건데 제가 가지는 부족한 이해심과 강박관념 때문에 연애를 하더라도 술을 많이 마시는 날이 생기면 정말 크게 다투거나 돌아보지 않고 사람을 떠났던 것 같습니다.
이해심은 연습한다고 만들어질 수 있는 마음이며 행동일까요?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 아닌 타인과 잘 지내기 위해서는 [이해심과 배려심은 반드시 필수조건]입니다. 그렇다면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상황과 사람 간의 관계에서 이해심이 넓지 못한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고, 이러한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고 어떻게 '노력'하면 되는지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이유]
이해심이 부족하다는 게 뭘까요? 먼저 '이해'라는 단어의 사전적인 의미를 찾아봤습니다.
잘 알아서 받아들이고, 해석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를 이해해준다'라는 말은 즉 ‘내가 전하는 의미에 대해서 곡해하지 않고 잘 받아들이고, 나의 상황을 알아준다’는 말이겠죠. 그래서 이해심이 부족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해력이라는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자기 주관이 뚜렷하거나 고집이 무척 센 편이며, 자기중심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글을 적어 내려가다 보면서 ‘제가 이해력이 부족하며 참 주관이 강하고 고집이 센 건 아닐까?’ 하는 반문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이런 내재된 성향 때문에 사람이 관계를 더 어렵게 끌고 나갔던 건 아닐까 싶어 마음이 무겁다고 느껴졌습니다.
[노력]
우선 상황을 이해(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반복해서 해보려고 합니다. 저의 일상에서도 자주 마주하는 술자리가 생긴 것으로 이해하고, 술을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받아들여 보려고요. 그 후 차분히 감정을 내려놓고 이렇게 글을 통해서 상황에 대한 정리를 해보는 방법을 추가적으로 실천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나의 기준에서 바라보지 않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보고 이해를 하기에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이렇게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과 행동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가 만들어지면 상대를 이해하는 것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저에게 트라우마라고 해도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인식 연습을 하고 좀 더 이성적으로 생각하면서 상대방을 존중하고 이해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결국 나이가 든다고 해서, 어른이 된다고 해서 이해심이 넓어지는 게 아니고 끊임없이 나에 대한 성찰과 다양한 관계의 경험들을 통해서 더 넓은 이해심이 생겨지는 것 같습니다. 모든 인간이 같은 이해심을 가질 수는 없을 거예요. 다만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서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가지게 되면서 한 가지 깨달은 점이라 한다면 "다름을 인정해야 하고 상대방에게 일어난 상황과 행동을 존중하며 적절하게 타협하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부족한 부분들을 다듬고 채워 더 많은 분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주변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서 배려하고 이해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건강한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NOTE
여러분들도 타인의 이해심이 많고 부족함을 논하기 이전에, 나는 얼마나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보는 하루가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생각해보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얻게 되실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