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제프와 플리니오는 소년 시절 발트첼에서 깊은 우정을 나눈다. 요제프는 부드럽고 사려 깊었으며, 플리니오는 영민하고 쾌활했다.
중년이 된 그들은 둘 다 자신의 세계에서 높은 위치에 오른 후 다시 재회한다. 하지만 요제프는 플리니오의 얼굴에서 소년 시절의 쾌활함이 다 사라져 버린 것을 알게 된다. 플리니오는 소년 시절의 활기 있고 아름답고 낙천적인 모습 대신 고귀하지만 세속적인 고뇌와 아픔에 가득 찬 얼굴을 하고 있었다.
둘은 오랜만에 다시 격정적인 대화를 나눈다. 플리니오는 과거 요제프에게 우정을 거절당했다고 생각하며 비탄에 잠겼으며, 세월이 훌쩍 지나 중년이 되었음에도 그 비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요제프는 수면제로 겨우 잠을 이룬다는 플리니오에게 '퍼셀의 소나타' 1악장을 연주한다. 요제프의 연주는 아주 작고 부드러우면서도 절제되어 있었다. 그의 연주가 플리니오의 마음을 위로한 듯 연주가 끝나고 작별할 때, 플리니오의 얼굴은 그때까지와 전혀 다른 밝은 표정을 짓게 되었다.
*책에도 OST가 있는 것 같다. '유리알 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