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형견이 주인 없이 동네에 풀려나 돌아다니면서 동네 주민들에게 위협적으로 대했던 것 같다. 주민의 신고로 경찰이 개를 잡으러 갔다. 그런데 그 개는 다른 주민들에게 대했던 위협적 태도와는 전혀 다르게 그 경찰에게 꼬리를 흔들고 애교를 부렸다.
그 경찰관은 군 복무 시절 군견병이었다고. 개는 단번에 ‘알파수컷(군견병)’을 알아보았다.
개는 늑대처럼 서열이 분명하다. 개들도 성격이 천차만별인데, 간혹 서열을 나누는 본능이 강하게 남아있어서 여자나 어린아이에게 위협적으로 구는 개들이 있다. 그런 개들에게, 안중에도 없다는 듯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면 그 개들은 과하게 자세를 낮추며 애교를 부린다. ‘알파’에게 굴복하는 본능이 나온다. 개들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가끔 그런 개들을 보면 서열을 중시하는 인간들이 생각나서 마음이 좀 불편해진다.
원숭이 무리도 꽤 서열이 강한 편인데, 알파 수컷은 서열이 낮은 원숭이들의 먹을 것과 암컷을 당연하게 뺏는다.
기수와 서열을 중시하는 인간이나 혹은 그런 조직을 보면 원숭이나 늑대 무리들이 연상된다. 원숭이나 늑대 무리들은 ‘순수’하기라도 하지만, 인간 무리들은 좀 복잡하면서 비열하다. 겉으로는 사회 정의라는 이념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정의보다는 서열이 더 중요하다.
고양이는 그런 서열 본능이 꽤 약해 보인다. 물론 동네를 주름잡는 건달 고양이도 있지만, 인간들에게 납작 엎드리는 태도를 보이지는 않는다.
서열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고양이적 인간’이 좋다. 물론 진짜 고양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