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순종

by 윤타
아크소이.jpg 메메트 아크소이 <알려지지 않은 탈주병을 위한 기념물>

메메트 아크소이 <알려지지 않은 탈주병을 위한 기념물>


이 설치물은 양차 세계대전에서 같은 인간을 죽이기를 거부한 이들을 위한 작품이다.


전쟁 중 군대를 탈주하는 것은 '전통적으로' 겁쟁이나 반역자들이나 하는 행위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이 조각품은 권력에 대한 맹목적 순종에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한다.


미국 남북전쟁 때, 흑인 노예가 없는 가난한 남부 병사들은 집단적으로 탈주했다. 당시 유행했던 ‘슬로건’은 ‘부자들을 위한 전쟁에서 실제로 싸우는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노예를 스무 명 이상 가진 부자는 아들 하나의 징집을 면제받았다. 노예를 관리하는 인력을 남겨주려는 권력층의 ‘배려’였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이 제도는 가난한 병사의 탈주와 징집거부를 불러왔다.


- <우리는 모두 아나키스트다>, James C. Scott.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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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보통 특권층의 명예로운 행동이나 사회적 책무로 알려져 있지만, 오히려 특권층의 지배를 강화하는 훌륭한 수단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지켜지지 않는 사회에서, 즉 기득권층의 비리와 부패가 심한 사회에서 변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저항'보다는 '거부', '불복종'보다는 '불순종'이 더 '바람직한' 단어로 보인다. '저항'과 '불복종'은 그 대상의 권력(권위)을 인정하는 심리가 깔려 있다. '거부'와 '불순종'이라는 단어에는 그 대상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으며 나와 동등하다는 생각이 더 강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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