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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갤이 윤태 May 15. 2022

마이크로매니징은 회사의 악? Vol.2

마이크로 매니징이 필요할 때도 있다.

앞서, Vol.1에서 주로 말씀드렸던 부정적인 경우의 마이크로매니징 말고, 나름 이유가 있는 혹은 필요할 지도 모르는 마이크로 매니징에 대해서 좀 더 이어서 이야기 해볼 까 합니다. 


업무의 효율성과 성과를 높이기 위한 마이크로매니징은 제가 생각할 때에는 존재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신입사원이 아니고 중요한 위치에 경력으로 입사한 분이고, 현재 진행하는 프포젝트에서의 업무가 굉장히 경험이 필요하고 다양하고 긴급하게 업무가 진행되는 상황이면서, 본인이 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그 결과에 모든책임을 지는 입장이라고 가정해 보시죠. 


자 이제 출근하자마자 함께 일하는 팀원분이 일주일 전 제가 세부적인 방향성 가이드를 주며 작성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했던 보고서를 가지고 왔다고 가정해 봅시다. 저는 이 보고서를 회사의 최고경영자(예를 들면 아주 높으신 회장님)께 보고를 드려야 한다고 합시다. 그런데 오/탈자는 두번째로 치고 보고서 작성 시의 기본적인 가정과 전개의 논리가 앞뒤가 맞지 않을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Vol.1의 제 LG생건시절 상사님처럼 8번의 반려를 통해 팀원의 장기적인 육성을 위해 교육을 시킬 수 있을까요? 당장 모래 아침에는 심각하게 생각하시는 회장님께 보고를 해야하는 경우인데도요?


그럴 수 없죠, 그럴 때에는 어쩔 수 없이 경험과 방향성에 대한 가이드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폰트크기 줄간격 이런건 사실 중요하지 않지만(간혹 중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통령 보고서 같은 경우에는 그런 부분도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내용과 논리적 전개 부분은 이렇게 저렇게 보완해서 재 작성 하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하는 경우에도 처음 보고서를 작성해 오신 분 입장에서는 어쩌면 내가 고민해서 만들어온 보고서를 왜 상사가 자기 시각대로 입맛대로 바꾸는 것인가라고 생각하시면서 이런 스타일의 마이크로 매니징에 넌덜머리를 내실 수 도 있습니다. 


차근 차근 이런 상황을 설명하는것이 어쩌면 필요할 지도 모르고, 또 많은 경우에는 자세하게 설명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너무 급할 때에는 그렇게 하지 못할 때도 사실 많이 있습니다. 말을 안해도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지만 그것은 제가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도 어려운 일일것 같기는 합니다. 


간혹, 회사에서 진행하시는 업무에서 "내 업무" "내 꺼" "내 거래선" 이런 표현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회사에 내꺼는 없습니다. 다 회사껍니다. 제 아이디어도(특허에 대한 권리를 인정해 주시는 좋은회사도 있기는 하던데요 일반적으로는 아닙니다. 그냥 격려금 좀 주고 끝인경우가 대부분이죠) 제가 만든 브랜드도 제가 거래하던 거래선도 다 회사의 자산이고 제가 그만두면 바로 다음날 부터 그 거래선과 브랜드를 맡은 사람이 움직이는 것이죠. 내 것으로 착각하시면 안됩니다. 


전체 프로젝트를 관리해야 하는 저 같은 CMO의 입장에서는 그렇습니다. 적절한 방향과 가이드를 주고 이렇게 해오라고 해도 못하는 경우나 제가 생각하는 수준에 부합되는 아웃풋이 나오지 않는 팀원에게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보고서를 작성시키는 것도 못할 짓입니다. 매번 제 기대에 못 미치는 보고서를 다시 리뷰하고 수정해주는 시간이 반복적으로 필요할 뿐 아니라 수정을 앞으로 여러번 한다고 하더라도 제 마음에 드는것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단위시간당 비용이 많이 책정되어 있는 제 시간은 당연히 제가 업무를 지시해서 보고서를 만들어 오는 분보다 훨씬 더 잘게 세분화 되어서 다양한 방면으로 사용되어야 하거든요. 


이럴 때, 어쩌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어떤방식으로 결론을 도출하는지 그래프는 어떻게 그리는 것이 이해가 쉬울지 표는 어디에 어떻게 놓고 그 구성은 어떻게 하는것이 좋을지 등을 차라리 제가 가이드를 하면 시간과 노력 그리고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본인이 고민하면서 여러번 작성을 하는 경우만큼 교육적이지는 않을 수 도 있지만 회사는 학교가 아니니까요.


이렇게 몇 번 마이크로 매니징을 해서, 한 두세번 쯤 연습했을 때, 그 다음 보고서를 가지고 오는 친구가 제가 이전에 했던 접근 방법과 표의 구성 그래프 논리전개 등을 따라서 제가 손을 대지 않을 정도로 해 오면 좋겠다 라고 하는 것이 이 친구에게 투여하는 시간으로 대변되는 마이크로매니징의 교육적 기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게 할 수 있는 친구도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따라서 능력을 보이고 평가를 잘 받고 진급을 할 수 있는 친구도 많지 않은거죠. 사회는 생각보다 냉정합니다. 학교같이 누가 내가 이해할 때 까지 공부시켜주는 곳이 아닙니다. 


본인에게 마이크로 매니징을 하는 상사에게 열받고 화내시기 전에 그 상사가 감히 무엇이라고 트집을 잡을 수 없게 먼저 자료나 보고서를 만들어서 제출하고 한번에 OK를 받을 수 있는 본인만의 방법을 찾는것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왜 나에게만 마이크로 매니징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시고, 나를 미워하는 걸까? 라는 식의 자기 중심적인 관점에서의 불평을 하시면서 수동적으로 일을 하시는 분들은, 어쩌면 다른 동료분들이 정말 착한 사람이다... 분위기를 잘 맞추며 지낸다라는 평가를 받을 수는 있을지 몰라도 일찍 회사를 떠나시곤 하십니다(좀 심하게 말씀 드렸는데 그게 사실이니까요 미화해서 말씀 드린다고 달라지지도 않으니 좀 세게 이야기 하는게 전달은 잘 될 것 같아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이렇게 라도 말씀 드립니다). 


어떤 조직의 리더로서 마이크로 매니징을 하는 사람의 입장을 한번 생각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혹시 그 사람이 하는 이야기가 맞는 느낌이 드실 때도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반성하셔야 합니다. 내가 마이크로 매니징의 대상으로 선택되어졌다 라는 것은 내가 발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던가 어쩌면 일찍 회사에서 나의 존재감을 잃을 수 도 있는 위치라는 것을 이야기 해주는 것일 지도 모르니까요.. 


지금까지, 어쩌면 마이크로 매니징을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을 살짝 대변한 이야기 였습니다. 하지만 핑게는 대지말고 최대한 권한이양을 하고 자존감과 주도적이고 창의적인 업무의 기회가 많이 생길 수 있는 회사의 분위기를 만들어 보도록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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