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60대 고객은 어디 있나?

씽어게인으로 다시 생각해 본, 아이러니한 기업의 고객 타겟팅

by 야갤이 윤태

나는 음악경연 프로그램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사실 좀 비현실적인 천재형들의 가수분들을 보면 내가 갖고 있지 못한 놀라운 재능에 부러워하게도 되고, 저렇게 능력이 출중한 사람들도 가요계에 발을 디디고 성공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현실에 좌절감을 느끼기도 한다.


어제는, 내가 좋아하는 JTBC의 싱어게인4를 와이프와 함께 본방을 사수하며 보게 되었다. 이제 7명이 남았고 그중에서 4명을 고르는 라운드였다. 사실 이번 라운드에 경쟁을 벌이는 7명의 가수들은 누구나 당장 음반을 내고 음악활동을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의 출중한 기량들을 갖고 있는 가수들이었기에 누가 떨어지고 누가 붙을지 상상을 할 수 없을 만큼의 박빙의 경쟁이었다.



이곳에, JTBC화면을 사용하는 것이 어쩌면 저작권에 위배되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데 혹시 저작권 문제가 있으면 연락만 주시면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어제, 1차 파이널 경연은 7명의 경쟁에 참여한 가수와 유명한 작곡가들의 협업으로 신곡을 가지고 경연을 벌이는 것이었고 모든 가수들에게는 정말 가요계에서 유명하고 쟁쟁하신 작곡가들이 곡을 주고 함께 작업을 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씽어게인4.png ‘싱어게인 4’ TOP4, 파란 불었다 - 스포츠경향


김예찬가수님은 구름님과, 슬로울리 가수님은 작곡가 김형석님과, 규리가수님은 작곡가 10CM님과, 이오욱가수님은 Lucy의 작곡가 조상원님과, 서도가수님은 작곡가 안신애님과, 김재민가수님은 작곡가 그루비룸님과, 마지막으로 도라도가수님은 작곡가 김도훈님과 함께 곡 작업을 함께 해서 경연을 진행하였다.

김형석 “슬로울리, 대형가수 자질 충분해 저작권료 기대돼” (싱어게인4) - 손에 잡히는 뉴스 눈에 보이는 뉴스 - 뉴스엔


하지만, 내가 오늘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그런데 이 경연이 아니라 어제 진행한 경연의 반전은 왜 만들어졌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마지막까지 보신 분들은 3위까지의 발표는 심사위원과 관객의 평가점수가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4위부터 7위까지의 순위를 고르는 그 자리에서 놀라운 반전(관객의 점수가 다른 4~7위 가수들보다 월등히 높은)이 생기며 슬로우리 가수님이 4위로 올라가며 그전까지 서도가수님이 올라갈 것 같다는 기대를 한 번에 털어내는 반전이 생겨났다.


엇!!! 아니!!! 왜 이런 일이 나타나게 된 거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관객은 왜 슬로우리의 평을 더 좋게 준 것일까? 사실 서도님이나 김예찬님이나 슬로울리님이나 규리님은 모두 젊은 가수들이다. 그 가수님들의 관객평가가 심사위원들과 차이가 나는 것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1위 ~ 3위까지는 심사위원들과 관객의 평가가 비슷했었는데 말이다.


이제부터는 제 뇌피셜이니 JTBC 싱어게인의 실제 반전의 이유와 큰 상관이 없을 가능성이 매우 많다. 하지만 뇌피셜이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주시기 바란다.


사실, 저와 제 와이프는 50대 후반 50대 중반이다. 그래서 김형석 작곡가의 곡이 굉장히 익숙하고 그 전개와 서사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매우 많았다. 슬로우리님의 노래가 끝나고 우와 곡이 너무 좋다고 노래를 잘 불렀다!!!! 이런 평가를 서로에게 하면서 솔직히 슬로우리님 앞에 부르신 예찬님이 노래는 엄청 잘했지만 곡은 김형석작곡가님 곡이 전개나 가사 이런 부분을 볼 때 예찬님의 곡보다는 훨씬 좋다!며 서로 맞장구를 치면서 감상평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좀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다. 슬로우리님과 형석님의 나이차이가 너무 많이나는 이유로 슬로우리님이 너무 잘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을 잘 살리지 못하고, 김형석 대 작곡가님의 위세에 눌려서(아빠 뻘 되지 않을까? 아님 좀 더 오래되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또 자기가 더 잘하고 좋아하는 형식의 노래를 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 반면에 김재민가수님은 이미 곡을 썼었음에도 불구하고, 작곡가가 가수에 맞춰서 곡을 아얘 새로 바꿔서 잘하는 부분에 맞춰 준 부분이 또 이런 평가의 차이를 만들어 냈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거나, 슬로우리님의 노래가 끝나고 심사평을 듣기도 전에 심사위원들은 점수를 입력해야 했고 심사위원들의 영향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관객들은 슬로우리님의 노래의 평가를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아내와 곡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심사를 하시는 심사위원분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 것이 들렸다. 사실 뭐 점수입력은 끝난 후니까 가능하면 그저 좋은 이야기를 할 것 같기는 했지만 좋은 이야기를 한 부분은 일단 지금은 잠시 빼고, "김형석 작곡가님의 곡이 워낙 클래식하다, 가사의 흐림이 내용의 서사가 요즘과 달리 모두 딱딱 맞는다.." 이런 평가를 중간중간 이야기하는 심사위원이 있었다. 그 심사평의 뉘앙스는 사실 이런 의미였던 것 같다. 김형석작곡가님은 이제 "트렌디하지 않다. 요즘 유행과는 거리가 있다." 이런 말로 내게는 들렸다


어쨌거나 그 이후에 슬로우리가수님의 심사결과 점수를 공개하였는데, 그 결과는 내 입장에서는 좀 충격적이었다. 이 정도로 낮은 점수를 준다고? 그건 아니지 않나? 곡이 그래도 괜찮았었는데? 나와 와이프는 충격에 빠졌다. 우리가 이렇게 감이 떨어졌나? 새로운 관점의 신선함이 떨어지나? 맞아.. 요즘 트렌드와는 좀 거리가 있었지... 그래도 너무 낮은데?

사실 그 이후에 잠깐 잠깐 김형석 작곡가를 카메라가 비출 때마다 그가 굉장히 얹잖은 표정으로 앉아있는 모습이 내게는 보였던 것 같다. 어쩌면 나이 든 사람이 "트렌드와 멀어졌다 올드하다"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되어서 안쓰러운 마음과 개인적으로 그에 대한 공감이 되었던 걸까? 아무튼 전체적으로 모든 심사위원들의 점수는 거의 최하점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은, 경연이 끝날 때까지 청중들의 심사점수 결과는 나중에 합산해서 총합을 산정하게 되어있어서 누가 최종으로 선정될지는 알 수 없었다는 점이다. 심사위원 70%, 관객점수 30%를 반영하는 구조였다. 그 이전에는 관객점수 50%를 반영했던 적도 있었던 것 같은데? 어쨌거나 뭐 자기들 마음이니까 그렇게 된 평가 기준이었다.


그런데 평가결과는 놀랍게도 아래와 같았다. 관객점수가 더해 지면서 실제로 심사위원 점수에서의 순서를 바꿔버리게 되고 결과로 슬로우리가수님이 4위가 되었다. 관객의 선택 1위~4위가 실제 당락을 결정짓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총 점에는 겨우 30%밖에 영향이 없었음에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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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갑자기 생각이 들었다. 나와 와이프의 평가도 관객과 같았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한두 명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3명은 거의 비슷했다. 이건 무엇일까? 무엇을 의미할까? 그것은 전문가가 누구인가에 따라서 실제 소비자를 보는 눈이 틀릴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사업전략을 짤 때, 신제품을 기획할 때, 광고 메시지를 만들 때, 고객을 누구로 설정했는지를 많이 질문하고 대답한다. 소비재의 경우에는 많은 경우가 45세~55세 사이이다. 이런 이유는 이 연령대의 여성이 가처분 소득이 높고 사회생활이나 소비생활에 적극적이신 분들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렇게 세운 사업계획을 가지고 우리가 사업을 5년만 유지하다 보면, 55세 고객은 60세가 된다. 그럼 이 분들은 우리의 고객이 아닐까? 고객이셨기 때문에 아직도 고객이실것 같은데.. 그럼 회사에서는 이분들은 어떻게 대우하고 있나? 이분들은 실제로는 전략을 짤때에는 더이상은 우리의 고객이 아닌것이 되어버린다. 기업에서 전략을 수립하는 많은 분들의 연령은 약 35세에서 45세 사이에 계시는 과/차장 분들이다. 그분들은 아직 50대 후반부터 70대초반에 대한 이해가 좀 어려우실 수 있다.


여기까지 생각이 되다 보니, 50대 후반에 고객에 대한 조사와 평가 그리고 이해의 부족으로 인한 오해와 무시로 실제로는 존재할 수 있는 시장기회를 잃는 일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요즘도 가끔 회자되는 이야기인데 편의점 사용을 누가 가장 많이 할지와 누가 가장 이용하지 않을지에 대한 문의를 하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연령대는 10대~30대 가장 이용하지 않을 연령대는 50대~ 60대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았다고한다.


과연 그럴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사실 편의점의 이용은 40대의 이용이 가장 많고 구매금액의 총량을 기준으로 보면 50대와 60대의 비중도 상당히 높다(사실 그들도 편의점이 도입되었을 때 20대 였었기 때문에 편의점을 이용하는게 익숙하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이미지가 발생하는 것일까? 아마도 기획자의 연령이 낮은 이유로 인해서 고객에 대한 실제 연령 이미지와 상반되는 연상 이미지의 괴리가 크게 나타나고 있어서 일지 모른다.


과거의 60대는 이제 경제활동도 안하시고 은퇴하셔서 바둑을 두고 활동성이 매우 낮은 노인정에 계시는 분들일 것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60세는 그 이미지와 멀어도 너무 멀다.. 그런데 앞서 생각해본 이미지의 괴리 표적고객의 선정변화로 인해 우리의 고객이 아닌지 꽤 오래되었다.


그들은 고려의 대상에서도 연구조사의 대상에서도 아마도 거의 제외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가처분 소득은 어쩌면 30대 보다 높을지 모른다. 그리고 우리의 제품을 구매하는 주 고객일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사회의 브랜딩과 마케팅, 사업을 하는 모든 기업에서 이들에 대한 연구가 다시 필요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4등을 한 슬로우리의 역전을 보면서 인구통계상 우리나라 소비자의 비중은 점차 60대 이상이 많아지는 상황임을 잊지 말자고 다짐하는 어제 싱어게인 파이널 무대였었다.(맞다... 이건 좀 직업병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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