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그거 사기 아니야?(1)
굿이란 무엇인가.
요즘 사람들은 굿이라면 인식이 좋지 않다. 사기 치듯 손님께 수억씩 굿 값을 받아먹는 무당이 있는가 하면, 과학이 발달해 눈으로 볼 수 없는 것들을 쉽게 믿지 않아서도 그렇다. 나는 신과 귀신, 굿과 기도, 사람들이 눈으로 볼 수 없고 귀로 들을 수 없는 문명의 한가운데 있는 사람으로서 이 사실이 가슴 아프다. 그래서 이 자리를 빌려 말하고 싶었다. 굿이 무엇이고, 왜 하며, 누가 해야 하며, 옳은 굿과 그른 굿을 어떻게 구분 짓는지 하는 것들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브런치라는 플랫폼에 참 감사할 따름이다. 글 주제에 종교적 제약을 크게 두지 않고, 특정 종교를 강요하듯 적는 게 아니라면 수긍하는 쪽이기 때문이다.
4, 5년 전, 보살 생활 가운데 처음으로 손님에게 저격을 당했다. 신을 모신 후 그런 일은 처음이었다. 손님은 내가 굿을 강요한다는 식으로 글을 썼는데, 그에 따른 모든 해명을 그 게시물 댓글에 당당히 썼고, 나는 되도록 나의 해명이 많은 곳으로 전파되기를 바라 손님께 그 글을 지우지 마시라 부탁했다. 손님은 내가 특정되게 글을 쓴 걸 후회하셨고, 그곳에서 나를 험담한 사람들은 댓글로 사과하거나, 사과 연락이 오거나 했던 사건이었다. [ 네이버에 이윤우 무속인 검색하시면 아직 보실 수 있는 글입니다. ]
그 글의 요지는 간단하다. 세준 할머니가 있는 집안의 손님이 왔을 때, 이 할머니를 모시거나 보내드리거나, 말하자면 굿을 해야 한다고 내가 점을 쳤고, 같은 얘기를 친구 여럿이 동시에 들어 내가 사기 치듯 굿을 강요하는 게 아니냐는 맥락이었다. 그 분들 입장에서는 다소 어이가 없을 수 있겠다 싶었다. 당시 그 얘기를 들었던 분들 나이가 20대, 30대였고, 무속에 대한 정보가 전무하며, 지금처럼 인터넷에 무속에 관한 사실이 구구절절 나올 때도 아니라 굿이라면 더더욱 모를 수밖에 없고, 같은 얘기를 친구들 다 같이 들었다니 그럴 수밖에. 물론 점사를 칠 때, 세준 할머니가 누구며, 뭐 하시는 분이며, 당신의 몇 대 할머니시며, 구구절절 얘기를 다 해줬겠지만 그들의 포인트는 ‘ 왜 같은 얘기를 우리 다 같이 듣냐. ’에 있었을 것이다.
나는 이러한 사건이 굿에 대한 인식이 기본적으로 좋지 않아서 발생했다고 본다. 그래서 말해야겠다. 몇몇 사기 치듯 손님 돈을 갈취한 무당이 판을 흐려준 덕에 정말 굿이 필요한 손님, 굿이 필요한 집안은 굿이라면 학을 떼게 됐고, 제대로 된 굿은 한 사람을 고치고, 한 집안을 건사하는 데 목적이 있으며, 그 목적은 어떻게 달성하는지, 그 과정을 낱낱이 말해야 내 속이 시원하겠다.
시작에 앞서 밝힌다. 종교인의 가장 기본 덕목은 우리의 종교를 강요하지 않는 데 있다. 모든 종교는 믿음으로 집결되고, 그 믿음은 본래 강요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건 만국 모든 종교의 공통점이다. 나는 이 글에서도 나의 종교, 내가 행하는 모든 것을 강요할 생각이 없음을 밝힌다. 무엇을 믿고 무엇을 따르는지는 온전히 자기 몫이다.
가장 먼저 말할 것은 굿이란 무엇 인지다. 굿은 여러 종류가 있다. 신굿, 병굿, 재수굿, 진적굿, 나라굿, 사랑에 한 있는 청춘 영가 둘을 결혼시키는 영혼결혼식, 그 이름도 생소한 굿들이 천차만별 가지각색이다. 지역에 따라 형태와 모습이 바뀌기도 한다. 이름과 모습이 제각각인 이 수많은 굿들은 한 가지 주제로 묶인다. 바로 ‘ 저승과 사바세계를 잇는 교각의 장 ’이라는 것이다. 모든 굿은 내세와 인세를 잇는 자리로 그곳에 있다. 그곳에는 살아 움직이는 인간, 눈에 보이지는 않으나 신과 귀신이 함께 공존해 시간을 이끌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