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살 하고도 4개월이 지난 요즘, 저는 ‘ 돈 ’이란 게 무엇인지 원래도 고민 많이 했지만, 요즘은 더 하는데요. 돈이란 게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거라 휘둘릴 필요 없다는 말을 오늘은 안 하고 싶습니다. 누구든 전부 부자가 되고 싶고, 돈 때문에 속앓이 안 하고 싶고, 돈으로 머리 안 아프고 싶을 것 같은데요. 저는 부자가 될 사람이 정해져 있다고 봅니다. 하늘이 정한 부자도 부자지만, 부자가 될 사람은 그릇이 다른 것 같아요. 요즘 말로 보법이라던가. 아무튼 그게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보법은 약간 배워볼 수도 있는 거라 믿는 차원인데 여러 플랫폼에 흔히 볼 수 있는 돈 버는 글, 영상, 뭐 어쩌고 등등 그런 데서 보고 배우는 것도 좋고, 돈 많이 벌어 본 사람 말에 귀 기울여 보는 것도 좋고, 홀로 머리 싸매며 궁리해보는 것도 좋다고 보는데요. 다만 돈 어쩌고 말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고, 혹자는 무엇을 가르쳐주는 대가로 큰 금전을 요구할 수도 있고, 사람들 누구나 혹할 수 있는 주제니만큼 무척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것 같다 보고 있습니다.
이렇듯 돈이란 건 무척 조심스러워 저는 입 떼기가 죄송스럽고, 굳이 말하자면 사람에게 붙는 어떤 ‘ 재수 ’는 저격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재수는 돈과 비슷한 듯하지만 조금 다른 개념인데, 언제든 돈이 붙어도 이상하지 않은 사람에게 있는 것, 정도로 묘사하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 돈 있는 사람이 말년까지 사고 없이 평안할 거라는 보장은 없지만 ( 돈 많아도 마누라 잃고 자식 잃어서 초라하게 늙어가는 사람 있는 것처럼 ) 재수있는 사람은 언제 어느 때고 얼굴빛이 환하고 밝아 딱 곁에 두고 싶은 근사한 사람으로 있는 편입니다. 즉, 따르는 사람을 남기는 게 돈도 되고 복도 되는 걸 아는 차원에 가까운 인물입니다.
재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갈고 닦을 게 많겠지만 크게 다음과 같은 과정을 필요로 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에게 나를 어떻게 소개할 수 있을지, 동시에 무엇을 숨기려는지 정확히 보는 겁니다. 내가 사람들에게 숨기려는 건 어떤 약점이거나 역린일 가능성이 높은데, 그 약점과 역린은 당신의 상상에서 비롯됐다는 게 중요합니다. 무시당할지도 모른다는 상상 말입니다. 학벌이 만족스럽지 못한 나, 살이 찐 나, 무언가를 잘못하는 나, 당장 돈이 없는 나, 미친 듯 노력하지 않는 것 같은 내가 무시당할 거라는 상상, 이게 내 약점이 될 거라는 상상을 멈추세요. 약점이 될지, 안 될지는 겪어보지 않고는 모르는 일입니다. 어떤 상상으로부터 스스로의 약점을 정의하는 건, 피하고픈 사람과 상황을 미리 설치하고, 동시에 발전에 한계를 긋는 일과 비슷합니다.
약점과 역린에서 오는 겁과 두려움을 벗었다면, 당신이 진정 어떤 인간인지를 봐야 하는데, 정확히 남의 입장에서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요즘 말로 메타인지 뭐 그거 말입니다. 당신이 진정 말과 행동이 같은 사람인지, 다른 사람 잘 되면 배 아파 죽는데 티 안 내려고 아득바득 이 가는 사람 아닌지, 우울하다 뭐 어쩐다 말은 늘어놓는데 사실 돈 없고 욕심 안 채워져서 우울증 핑계 대는 거 아닌지, 조금 더 묘사하면 위로되는 글 아니게 될 것 같아 이만 멈춥니다.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 나는 어느 지점에서 웃고, 어느 지점에서 발작하는지 아주 명징하게 알게 된 사람이 진정 모난 점을 깎아 강자에 반열에 오를 수 있습니다. 저는 이걸 해낸 사람만이 돈 붙는 사람, 정확히는 재수가 있어 돈이 있건, 없건 휘둘리지 않고, 좋은 운이 들어왔을 때 누적된 재수로 하여금 돈이건 명예건, 무엇이건 취할 수 있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어디에 계시건 잘 살길 바라는데 돈도 명예도 결국 약점을 지우지 못하면 내 약점 쥐고 흔들 수 있는 사람 앞에서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게 된다는 걸 명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돈도 명예도 취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부자도 되시고 명예도 누리시는데 약점과 역린을 스스로 정하고, 늘 내 약점 흔들만한 사람 나타나지 않을까 두려움에 떠는 일 만들지 말라는 말입니다. 언제 어디서 쫄까 봐 두려운 이가 쥔 돈과 명예면 언제 잃어도 이상하지 않은 돈과 명예고, 돈과 명예는 안 쪼는 놈, 그릇이 되는 놈에게 붙는 성질이 있다는 걸 꼭 명심하고 가세요. 오늘 한 말 다 합쳐 저는 배짱이라고 합니다. 배짱은 스스로를 제대로 볼 줄 모르는 자에게 절대로, 죽었다 깨어나도 붙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