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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돈이 뜻대로 모이지 않을까요?

by 이윤우

살면서 이렇게까지 돈이 안 붙을 수 있나, 혹은 돈이 모이지 않을 수 있나 싶은 순간이 누구나 있을 것 같은데 나는 그때가 목숨을 늘리는 때라 생각한다. 돈이란 사람 팔자에서 때때로 목숨을 대신하는데, 죽을 운이 들었다든가, 타고난 명이 짧다든가 하는 경우, 돈은 목숨을 대신하는 목적으로 사라질 때가 있다는 말이다. 외에도 과거에 저지른 죄가 많고, 그것이 부메랑처럼 돌아올 여지가 있을 때, 돈은 죗값을 피할 목적으로 빠져나가기도 한다. 해서 돈이 붙지 않는다고 해서, 이상하리만치 모이지 않는다고 해서 무작정 나쁘게만 볼 건 아니라는 거다.


이런 이치라면 돈은 절대로 계산을 잘한다고 해서, 이윤을 잘 따진다 해서 남는 게 아닐 것이다. 누구든 사고를 조심해야 할 해, 목숨의 위태로움을 조심해야 할 해, 과거의 죗값을 받아야 할 해가 있고, 그 해를 무사히 넘기기 위해, 큰일은 작게 줄이며 넘기기 위해 돈이 빠져나가는 거라면, 돈이란 건 내 계산에 의해서만 돌아가지는 않을 거라고,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을 거라 생각하는 게 맞다는 거다. 또, 차라리 돈이 나가는 게 다행이라고 뒤집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앞날에 있을 사고며, 죗값이며, 고스란히 몸으로 받는다면, 당신은 단 하루도 견디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직 돈을 모아야겠다는 집념, 정확히는 쓸 때 쓰고, 안 쓸 때 안 쓰는 게 아닌, 남을 불편하게 해서라도 내 몫은 늘 있어야 한다는 집념으로 사는 사람은 이렇듯 돈 없는 상황이나 상태를 견디지 못하는데, 사람이 그렇게 된 데는 제각각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과거가 있어서, 남들에게 무시당하고 싶지 않아서, 욕심이 많아서, 저마다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이런 사람들이 아주 위험하다고 본다. 타고난 떼부자가 아닌 이상 돈이란 건 방금 한 말처럼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고, 흐름이자 파도, 상승과 하강을 반복해 그리는 무엇에 가까운데 돈이 없으면 내 인생은 인생이 아니라는 식의 괴이한 상상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고, 더 나은 삶으로 향할 수 있는 건 일백 번 옳은 말이지만, 이렇듯 돈은 행복을 사는 수단, 더 나은 삶으로 향하는 수단 중 하나일 뿐이지 그것이 곧 신이자 전부인 냥 생각하는 건, 돈 없으면 세상 그 무엇도 해결할 수 없다고 믿는 것과 동시에, 돈 없는 사람 역시 무엇도 해결할 수 없는 사람으로 보고 있다는 말이며, 언제든 사회적으로 도태되거나, 실수를 저질러 물러난 사람은 취급 않겠다는 말이다. 내가 묻고 싶은 건, 당신은 도태되거나 삐끗할 일 없을 것 같냐고, 당신 하나만 믿으면 될 것 같냐고, 정말 자신 있냐는 거다. 이번에도 여기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돈을 향한 집념에 눈이 멀어서, 돈이면 그저 될 것 같아서 말이다.


이렇듯 고작 돈에 마음이 홀려 당신 하나 똑바로 볼 시간도 못 내면서 어째서 당신의 주관, 생각이, 혹은 신념에 하자가 있을 거라고 의심하지 않는지, 감히 의심할 시도조차 생각하지 못하는지 당신은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요즘 사람들이 이렇듯 본인을 너무 믿어서 세상이 쫄딱 망했다 본다. 내가 틀렸을 거라고 감히 의심조차 안 하는 거 말이다. 예컨대 이걸 빨리 아는 사람이 튼튼한 돈을 벌 수 있다. 그들은 이번 달 100만원 벌었다가 다음 달 10만원 버는 뒤죽박죽이 아니라, 꾸준히 70만원을 유지하는 튼튼한 흐름을 탈 것이다. 이 흐름은 나의 실력만으로 완성되는 게 아니라 곁에 누가 있는지, 내가 누구를 어떻게 대했는지에 달렸다는 걸 그들은 알고 있다. 오직 자기만 믿지 않는 사람만이 이 길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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