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떴을 때 이미 몸이 먼저 알고 있었다.
오늘은 아니다.
어딘가 잘못된 느낌이 들었다.
이불 안은 유난히 무겁고, 심장은 괜히 빠르게 뛰고, 눈을 뜨는 것만으로도 숨이 찼다.
그래도 출근은 했다.
씻고, 옷을 입고, 아무 일 없다는 얼굴로 집을 나섰다.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나는 그날따라 유달리 창백했지만 그냥 일어난 지 얼마 안돼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나 그런 것처럼 '버틸 수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회사에 도착해 자리에 앉았을 때 가장 먼저 한 일은 메일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숨을 고르는 일이었다.
이상하리만치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냥 피곤해서 그런 걸 거야, 괜찮아. 괜찮다고 속으로 몇 번을 되뇌었다.
아프다고 말하면 안 아픈 것도 실력이라며 혼이 날 것 같았다. 힘들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 그냥 피곤한 줄 알았다. 그래서 그냥 평소와 똑같이 행동했다.
컵을 들고 탕비실로 가 물을 뜨고, 동료와 눈을 맞추고 아침 인사를 가볍게 나눴다. 그리고 해야 할 업무를 조용히 정리했다.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오늘 내가 출근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미 하루치의 에너지를 다 써버렸다는 걸.
사실은 책상 아래에서 손을 꼭 쥐고 있었고, 화장실에 다녀오며 아주 잠깐 벽에 기대 숨을 골랐다.
그래도 출근은 했다.
이 문장이 이상하게도 나를 위로했다.
대단한 성과도 없었고, 특별히 잘한 일도 없었지만, 무너지지 않고 그 자리에 있었다.
어쩌면 어떤 날의 우리는 그저 도망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열심히 살았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 자체로도 열심히 산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아주 편안했다. 결국 그날 일을 하다 쓰러져 동생이 차를 끌고 와 편안하게 집까지 돌아갈 수 있었다.
그제야 나는 깨달았다.
정말 힘들었구나.
누군가에게 말하지 못했던 말을 나에게는 조용히 해주고 싶었다.
용하다, 용케도 출근은 했네.
혹시 오늘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면, 당신도 이미 충분히 애쓴 하루였다.
그 정도면 잘 버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