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적 조직에서 프로젝트의 주인으로 살아남기
만 2년을 채우고나니 이제 제법 내가 속한 조직의 분위기를 알것도 같다. 매우 수직적인 조직에 속하는 편인 이 회사에 적응을 빠르게 해 나가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방식에만 적응해버리면 어쩌지? 하는 불안도 생긴다.
수직적 구조의 장점은 의사결정이 빠르다는 점이다. 단점은 수직구조의 가장 윗단에서 결정을, 가장 아랫단에서 실행을 하기 때문에 책임전가가 쉽게 이루어진다. 실행자에게 책임이 없다는 점은 가끔 큰 문제를 일으켜 일을 돌아가게 만들고 결국은 수직적 구조의 장점인 일의 속도마저 저해시킨다.
물론 중간관리자나 조직의 여러 장치를 통해 누락을 막기도 하지만 일을 파악하고 누락을 막기위해서는 실행자만큼이나 깊은 이해가 필요로하고 결국은 업무의 중복이 생긴다. (크로스체크는 중요하지만)
일의 범위나 중요도보다 소요되는 시간이나 인력이 과하게 투입되는 미련한 일이 반복적으로 생기고 조직 전체에 물음표가 뜬다.
도대체 누가 PM이야?
1. 일의 우선순위와 중요도 설정
정리가 안되는 일일수록 정리를 해야한다. 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 중요하지만 당장 급하지 않은일 등을 명확하게 전달해야한다. 지시자는 명확하게 전달하고 실행자는 실행 일정을 정확하게 전달해야한다.
아무리 당장 급하다곤 안했지만 보통 중요한 일은 또 급하기도 하다. 급하기 때문에 중요해진 일도 있다.
2.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실행자는 일의 완료에 대한 책임을 진다.
관리자는 일의 성과에 대한 책임을 진다.
실행자는 불가능한 일정일 경우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 용기는 프로젝트에 대한 실행자의 이해와 능력에서 나온다. 수직적 구조에서 쉽지 않은 일이지만 여기서 아무도 용기를 내지 못하면 앞서 말한 큰 누락이 발생하고 일정연기보다 더 큰 손실이 조직 내에 발생한다.
하여 관리자에게도 실행자와 같은 용기가 필요하다. 결과를 예측하고 예상성과를 솔직하게 말할 수 있어야하며 이 역시 관리자의 프로젝트 관리능력, 업무에 대한 인사이트, 노하우에서 나온다.
3. 진짜 주인일때 주인의식이 생긴다.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란말이야~’
‘주인이 아닌데 어떻게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나요? ’
회사에서는 명확한 성과책정과 보상을 마련해줘야한다. 물론 금전적 보상이 가장 좋겠지만 어렵다면 함께 모여 박수를 치는 자리정도는 마련하는 것이 좋아보인다. 작은 보상이지만 작고 크고와의 차이보다 있고 없고의 차이가 더 크다. 인간에게는 다양한 욕구가 있고 매슬로우 욕구 이론에 따르면 물질적 욕구보다 사회적 욕구가 더 높은 위치에 있다.
사회적 욕구, 나아가 자아실현의 욕구 충족을 위해 자발적으로 프로젝트에 매진할 때 일을 일 이상으로 해낼 수 있다.
나는 내 업무의 주인이 되기 위해 몰입한다. 누구보다 그 일에 대해 많이 알고 실행과정, 소요일정, 예상성과를 학습과 경험을 통해 파악한다. 실행자의 레벨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진행을 한다. 왜 그렇게 열심히 할까? 너무 힘든 날은 이런 생각도 해본다.
‘그냥 월급받고 다니는 처지인데’
끊을 수 없는 도파민처럼 일의 성공적 마무리로 얻은 포상이 여러가지 있는데 동료의 긍정적 평가가 대표적이었다.
‘ㅇㅇ님 보면서 많이 배워요‘
디자인 직무 특성상 수치로 드러나는 성과를 내기 어려워 늘 성과에 목마른 나에게 동료의 평가는 꽤나 자극적인 포상이다. 작은 회사에서 소문은 빨리 퍼지고 발이 없는 말은 천리를 돌아 다시 내 귀에 들어온다. 인사평가제도가 불분명한 회사에서는 그보다 더 무서운 소문평가가 있다.
중독적인 소문평가는 나를 더 자극하고 축적된 긍정평가는 내 이미지가 된다. 나는 내 이미지에 대한 체면치레를 하기위해 더 집중한다.
4. 효율중심적 성장
직원이 업무소통을 게을리 하는 것은 태업과 같다. 나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일은 없다. 업무의 빠른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소통에 동참하고 관리자는 실행자가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중재한다.
인간의 뇌는 멀티태스킹이 불가하고 다만 집중전환의 속도가 빠른것을 멀티태스킹으로 오해한다. 잦은 집중전환은 뇌의 처리속도와 정확도를 저하시키고 이는 효율과 멀어지게된다.
실행자는 본인의 업무현황이나 일정을 동료에게 공유하고 관리자는 이에 따라 유사업무를 묶어 진행할 수 있도록 돕거나 회의일정을 조율해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한다.
사내 메신저소통이 보편화되면서 이를 잘 활용하는 방법도 효율적 업무소통에 도움이 되는데, 긴급한 내용이 아니면 본인이 참조된 내용을 즉각 확인하기보다 업무전환 시점에 훑고 일정을 재정비한 뒤에 다시 업무에 집중하는것이다. 뇌의 스위칭 횟수가 많아지면 속도나 정확도 측면에서 불리하고 즉각대응의 말이 무색하게도 효용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결재와 보고라인 간소화, 시간제한이 있는 회의, 개인집중업무시간 보장 등 효율적으로 일하기에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