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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t a Fan Jun 02. 2024

우울해서

내려가는 글

우울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이게 단지 나의 감정인지, 마음의 상태인지, 아니면 정신적 아픔의 범주인지 혼란스럽다.


그런데 지금 나의 상태를 설명한다면 '우울하다'.



우울의 결론은 죽음이다.


왜 죽고 싶을까 생각해 보면, '의미'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까운 사람의 응원에도 힘이 나지 않고, 어떤 만남 자체가 벅차고, 느리게 가는 시간이 부담스러워서 예능으로 때우면 끝이 허무하고, 맛있는 음식이 물리고, 돈은 벌어도 어차피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 같고, 좋아하던 노래도 위로가 되지 않는 일상의 반복.


그래서 찾지 못하는 그 의미.


너무 슬픈 것도 너무 좋은 것도 없는 그런.


이렇다면 그냥 존재하지 않는 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의 굴레.



그래도 죽음은 아직 생각에 머물러 있다.


다행이다.


지금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켜고 키보드를 누르고 있다는 것이 희망이다.


내가 무엇을 좋아했었는지 생각해 보며 하루에 작은 것 하나, 거기에서 행복까지는 아니어도, '음!' 하면서 만족할 수 있는 것 하나, 그것부터 시작해 보면 알게 되겠지.


작은 나사가 빠졌던 곳이 어디였는지.


그리고 그 나사를 찾으러 움직이겠지.


다시 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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