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집채만한 거울이 보였다.
평소 지나 다니는 길이었지만 방금까지만 해도
저 자리에는 거울이 아닌 공원이었다.
나는 거울을 무시하고 지나가는 순간,
누군가 말을 걸면서 발걸음을 멈추게 만들었다.
"50세가 되었을 때 당신의 저금통장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성적표입니다"
라고 말한 사람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었다.
비현실적인 상황보다는 말의 의미에
대해서 따지고 싶은 생각이 가득했다.
"그러면 내 성적표는 낙제인가요"
실제로 통장에 들어 있는 돈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입을 열었다.
"현대 사회는 집 한 채에 몇 억씩 하고 있습니다."
".............."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월세도 살기 힘든 금액만 통장에 들어있을 뿐이었다.
그렇다고 내 삶을 실패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저는 지금의 삶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어요"
사회 친구들을 자주 만나는데 2~30대에는
주로 어떻게 돈을 버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그러나 50대에 접어들면서는 그런 대화가 거의 줄었다.
대신 '어떻게 잘 살 것인가?'라는 삶의 질에 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세속적인 부의 축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자기 옆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는가가 아닐까요.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고, 그 밖에 많은 사람이
함께할 수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라고 불리기에 충분해요"
".... 당신에 바람은 무엇입니까"
그녀가 물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의심과 공포가 발목을 잡겠지만
행동하면 자신감과 용기가 생길거에요.
집에 앉아서 생각을 하지 말고
나가서 바쁘게 움직이면서 두려움을 정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