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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링 Mar 31. 2017

봄날, 이별

나는 다시 기다린다



든든한 지지대가 없어지니

모든 것이 칼날이 되어 돌아왔다.

속절없이 난 모든 것에

무방비 상태가 되었다.


신이 있다면, 아직 제 옆에 있다면,

제발 저를 이 고통에서 구원해주세요.


끊임없이 되내었다.

하염없이 눈물이 흐를때도,

모든 기억이 내 세포 하나하나를 잠식할때도,

이 모든게 너무나 큰 고통이라

의지할 곳은 신 밖에 없었다.


끊임없이 되내었다.

제발.. 제발 이 고통에서 꺼내달라고..




꽃은 끊임없이 핀다.

피고 지고 다시 피어난다.

조금 더 연하게, 또는 전보단 진하게

어쨌거나 더 아름답게.


유난히도 길었던 봄날,

꽃이 참 예쁘게, 길게도 피었다가

한순간에 져버렸다.


하지만 알고있다.

더 아름답게 그리고 더 단단한 꽃잎으로

다시 피어나리라는 것을.

그리고 내 인생에서 지나갈

몇 번의 봄날 중 단 하나의 날이었단 것을.


나는 다시

나의 찬란한 을 기다린다.



Naha, Okina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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