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본 아이의 시선
어느 날 꿈속에서 두 아이를 보았습니다.
한 아이는 버릇없어 보였고, 또 다른 아이는 누나를 지키려는 듯 날카롭게 반응했습니다.
그 모습은 낯설었지만, 이상하게도 제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나는 조용히 다가가 아이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너는 참 예쁘구나. 지금은 날카로워 보여도, 언젠가 멋진 사람이 될 거야.”
그러나 내 말을 들은 동생은 화를 내며 나를 밀쳐냈습니다.
그렇게 내 눈에서 멀어져 가는 아이 가운데, 소녀는 계속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반감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깊은, 설명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눈빛 속에 담겨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 아이는 내 마음의 진심을 이미 듣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새벽에 눈을 뜨니, 창가로 부드러운 햇살이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꿈에서 본 장면이 마음속에서 계속 반복되었습니다.
그 아이들은 왜 그렇게 내 마음을 붙잡았을까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것은 단순한 꿈이 아니라
지난 시간을 다시 떠올리게 하기 위한 하나님의 뜻 같았습니다.
저는 오래 전, 수술 후 체력이 약해져 어린이집을 쉬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김해에서 2년을 보내고 부산으로 옮겼지만, 자꾸만 그 어린이집이 생각나 안부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원장님께서 뜻밖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선생님, 지금 7세반 담임이 갑자기 그만두었어요. 선생님 아니면 이 반을 맡아 줄 사람이 없어요.”
그곳은 집에서 버스로 1시간 반이나 걸리는 거리였지만, 결국 다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6세와 7세는 유아교육자가 맡아야 하는 반이기에, 제 마음도 무겁고 책임감도 더 컸습니다.
처음 들어갔을 때, 한 아이가 친구들 책상 밑을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ADHD 증상을 가진 아이였지요.
오래되어 세세한 기억은 흐릿하지만,
졸업식 날 그 아이가 무대 위에 올라 발표하던 모습은 지금도 또렷합니다.
그 아이의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임신 때 우울증을 앓았는데, 그 영향인지 우리 아이가 참 힘들게 자랐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무대에 서다니… 선생님 덕분이에요.”
그 순간 저는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아이들은 겉으로는 문제아처럼 보일지라도, 좋은 어른을 만나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따뜻한 관심과 진심 어린 보살핌이었습니다.
그것이 변화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진정한 스승, 참된 어른은 결국 예수님이십니다.
“너희는 나를 선생이라 또는 주라 하니 너희 말이 옳도다 내가 그러하다.”
(요한복음 13:13)
저는 10살에 책을 통해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그때는 시골이라 교회가 뭔지도 몰랐고, 종교가 뭔지도 몰랐습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친구를 따라서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고,
중간에 직장생활이나 이사 때문에 교회를 쉬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예수님은 저의 손을 놓지 않으시고 지금까지 저를 그렇게 보살펴 주고 계십니다.
오직 제가 의지할 수 있는 한 분 하나님이십니다.
저 또한 누군가의 좋은 어른이 되기를 원하지만,
결국 저 역시 주님의 가르침을 받아야만 온전히 설 수 있음을 고백합니다.
오늘 하루도 저는 그 믿음을 붙듭니다.
참된 스승이신 예수님께서 아이들을, 그리고 저를 다듬어 가실 것을 믿으며 조용히 하루를 시작합니다.
글: 유리 / 그림: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