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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의 동화 속 여행
06화
피곤한 구름의 하루
by
박유리
Sep 18. 2025
조용한 회복의 동화
늘 바쁘게 떠다니던 구름이 있었어요.
햇살을 가리고, 비를 뿌리고, 바람에 실려 여기저기 다녔지요.
어느 날, 구름은 조용히 중얼거렸어요.
“나도 하루쯤… 쉬고 싶어.”
그래서 하늘 한 구석에 몸을 말고
따뜻한 햇살 아래 낮잠을 잤어요.
잠시 후—
조용한 하늘에 무지개가 피어났어요.
구름은 졸린 눈을 반쯤 뜨고 말했어요.
“어라? 무지개가 떴네?”
그런데 그 순간,
구름은 무지개 위를 살금살금 걷는
작은 동물들을 보았어요.
작은 강아지,
고양이,
노루,
다람쥐,
심지어는 예전엔 본 적 없는 커다란 흰 곰까지.
하나 둘, 조심스럽게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있었지요.
“어디로 가는 걸까…?”
구름은 갑자기 궁금해졌어요.
아무 말 없이, 아무 소리 없이,
조용히 무지개를 따라 걸어가는 동물들.
구름은 그저 바라보았어요.
마치 무언가 따뜻하고 포근한 곳으로 향하는 듯했거든요.
그날, 구름은 깨달았어요.
“가끔은… 쉬는 동안에도
무언가 아름다운 일이 일어나고 있구나.”
구름은 조용히 따라가 보았어요.
정말 궁금했거든요.
“저 동물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무지개 끝에 다가가자
거기엔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어요.
잔잔한 연못,
포근한 햇살,
꽃잎이 흩날리는 들판,
그리고 그리운 친구들이 웃으며 기다리고 있었어요.
“구름아, 너도 왔구나.”
누군가 그렇게 말했어요.
하지만 구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그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죠.
잠시 후, 구름은 다시 하늘로 떠올랐어요.
마음이 이상하게 따뜻해졌거든요.
“쉬는 동안…
잊고 있던 걸 만났어.”
그날 이후로,
구름은 더는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았어요.
늘 바쁘게 떠다니지 않아도,
잠시 멈춰 서 있어도,
세상은 그렇게 아름답게 흐르고 있었으니까요.
글 · 연출: 유리 / 그림: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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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속에서 피어나는 은혜> 출간작가
디자인과 유아교육을 전공했습니다. 지금은 남편을 돌보며 식물과 글을 가꾸고, 에세이와 동화로 작은 위로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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