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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상민 May 05. 2021

정면을 못 보는 기사는 앞으로 갈 수 있을까?

<꽃밭의 기사>

<꽃밭의 기사>, 조르슈 로슈그로스(1894) / 출처: 오르세미술관
<그림의 힘>, 김선현(2021)의 책을 읽고
그림에 대한 자유로운 개인적 해석을 다룹니다.


오늘 화사한 봄날에 참 잘 어울리는 그림 하나를 만났다.

중심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기사 한 명과,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꽃여성들,


그림이 전체적으로 주는 따사로운 색채감이

햇살이 활짝 핀 오늘 날씨와 잘 어울린다.


성배를 찾아 나서는 기사의 이야기,

바그너의 오페라, <파르지팔>에서

꽃의 요정들의 유혹을 뿌리치는 모습다.


기사는 여러 미련 가득한 손을 뿌리치며

주변을 쳐다보지 않며 나아가지만,

주변 여성들과 눈을 마주치지 못한 채

눈동자는 아예 하늘을 보고 있다.

발걸음도 조심조심, 휘젓는 팔도 소심하다.


고집 있는 기사라면 당차게 정면을 응시하고

강인하게 앞으로 전진할 텐데 그런 느낌은 아니다.

오히려 소심해 보이기까지 하면서

그가 입고 있는 갑옷까지 꽃으로 물든 것처럼 보인다.


임무를 수행하려 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을

남자의 갑옷과 소극적 행동이 보여주는 듯하다.


거리두기로 사람 만나기 힘든 요즘,

따뜻한 봄날 그림으로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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