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특별대우', 달콤한 이유는?
수혜자, 타인, 그리고 사회의 입장에서
강렬한 '특별대우'
오늘의 질문은 강연에서 찾았다.
한시도 자리에 앉지 않고 열정 있게 강의하던
오늘의 강연자,
그는 강의 도중 자신의 경험을 말하기를 즐겼다.
군인 시절, 공공기관에서 대우받았던 일화부터,
다양한 직업의 친구들 자랑까지 풍부했다.
직업, 지위 등에서 오는 '특별대우'는
경험한 개개인에게 아주 강렬한 기억으로 남는다.
강연에서도 몇십 년 전에 받은 특별대우를 회상한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오늘은 왜 개인은 특별대우에서 행복을 느낄지,
타인의 입장에서 특별대우는 어떨지 생각해보자.
모두가 누릴 수 없다
특별대우는 본질적으로 배타성의 성격을 띤다.
모두에게 주어지는 수혜, 혜택은 특별하지 않다.
친절한 은행 창구를 상상하여 이해해보자.
은행에서 누리는 친절은 모두에게 주어진다.
여기가 우리가 느끼는 행복은 상대적으로 얕다.
VIP는 안으로 모시겠습니다!
은행장이 직접 다른 방으로 안내한다.
이 정도는 되어야 특별대우가 아닐까?
아무나 누려서는 특별하지 않다.
수혜자 : 정체성에 대한 인정, 특별대우
특별대우는 개인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까?
어떤 의미이길래 개인에게 이토록 강렬할까?
그 이유를 매킨타이어의 철학에서 찾아보았다.
공동체주의자 매킨타이어는 개인의 정체성이 공동체 속에서 형성된다고 보았다.
공동체 속 지위 등을 통해 개인을 나타내고
공동체로 표현된 정체성을 타인이 인정할 때,
비로소 행복함을 느낀다고 볼 수 있다.
특별대우는 그 정체성에 대한 인정으로 작용한다.
성공적으로 정체성을 형성하고 인정받은 개인은
형용할 수 없는 행복감에 빠지게 된다.
타인 :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그렇다면 특별대우를 둘러싼 타인의 입장은?
계속 은행 상황을 상상해보자.
번호표 뽑고 얌전히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나보다 늦게 온 사람이 특실로 안내받아 들어간다.
어떠한 기분이 드는가?
그 사람이 대단해 보이거나, 동경의 대상,
혹은 목표가 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불편함을 먼저 느끼지 않을까 싶다.
나는 받지 못하는 대우를 타인이 받는다는 건
결코 유쾌한 경험이 아니다.
스스로의 정체성 혹은 성공의 정도를
그 사람과 비교하게 되면서 상처 입게 된다.
공정한 처사로 느끼기 힘든 상황이다.
사회 : 통합된 공동체와 멀어진다
이제 시야를 크게 넓혀보자.
사회 전체적인 입장에서는 어떨까?
여러 방향으로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사회 공동체의 갈등을 심화시켜
사회 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
개인은 다른 개인의 특별대우에서 불만을 느끼고
특별대우를 누리는 층은 소수이기에
계층 사이의 갈등이 심화된다.
사회 성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심해지면,
사회 내부에서는 여러 집단으로 갈려 다투게 된다.
매킨타이어가 원했던 통합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소결 : 특별대우는 됐어요
지금까지 특별대우를 둘러싼 입장들을 살펴봤다.
개인이 어떤 과정을 통해 특별대우를 받아들이고,
타인은 특별대우로 인해 부정적 영향을 받는지,
시야를 넓혀 사회적으로는 어떤지까지 보았다.
특별대우를 받는 수혜자가
어떤 느낌을 받는지 이해할 수 있으나,
수혜자조차 다른 수혜자의 타인이 된다.
결국 모두에게 불만을 가지게 하는,
모두에게 부정적으로 작동하는 악순환이 엿보인다.
그럼에도 특별대우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건
특별대우가 주는 달콤함이
매우 강렬하다는 점이 아닐까?
특별대우의 유혹을 뿌리치는
용기가 필요할 듯싶다.